黨대변인이 靑브리핑 내용 부인

이명박 대통령과 박희태 대표 등 한나라당 지도부가 19일 청와대에서 조찬회동을 열고 당·청 간 소통을 강조했으나, 다른 한편에선 회동을 무색하게 하는 당·청 간 엇박자가 연출됐다.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박병원 청와대 경제수석은 산업은행이 파산보호 신청을 한 미국 리먼브러더스의 인수를 시도한 것에 대해 상반된 입장을 내놓았다. 또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의 당·청 회동 브리핑 내용을 차명진 한나라당 대변인이 ‘수정’하는 해프닝이 벌어지는 등 당·청 간 ‘입맞춤’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19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이명박 대통령과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의 조찬을 겸한 당·청 회동과 관련, 당과 청와대 대변인이 서로 다르게 내용을 브리핑해 진위 논란이 일었다. 그 과정에서 차명진 한나라당 대변인이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의 브리핑 내용을 부정했다가, 이를 사과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같은 논란은 이날 조찬 모임에 배석한 이 대변인과 차 대변인이 각각 청와대와 국회에서 브리핑을 하면서 시작됐다. 이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여당에는 계보나 계파가 없다”, “무주택자를 임기 중에 없애겠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으나, 차 대변인은 “대통령의 말이 아니다”고 부인했다.

차 대변인은 자신의 발언이 여권 내 ‘엇박자’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파문이 확산되자, 오후에 해명브리핑을 열고 진화에 나섰다. 그는 “사소한 뉘앙스 차이지, (청와대 브리핑 내용과) 근본적인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다”며 이 대변인의 브리핑 내용을 인정했다. 그는 “계파가 없다”는 발언에 대해 “이 대통령이 선언적이고 현상 진단적 의미에서 계보, 계파가 없다고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말씀은 없었다고 했다”면서 “대통령이 중점을 둔 것은 대표를 중심으로 단결해야 한다는 면이었다”고 해명했다. 차 대변인은 “하지만 단어가 있었는데 없었다고 한 것은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무주택자’ 관련 발언에 대해 “대통령은 집이 없어서 결혼을 못하는 가난한 서민과 직장인이 없도록 하고, 임기 내 무주택자를 없애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말을 했다”며 “무주택자를 없애겠다는 게 상식적으로 맞지 않아서 이에 대한 부연설명을 상세히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최재성 민주당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청와대 대변인과 당 대변인이 서로 다른 얘기를 하는 것은 정당 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며 “기가 막혀 말이 나오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최 대변인은 “국정 운영을 잘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지만 정부 여당은 입부터 맞추길 바란다”면서 “대변인은 그야말로 입인데 입이 어긋나서야 뭘 할 수 있겠느냐”고 비꼬았다.

이화종기자 hiromat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