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2008 미국 대선>“행복하게 줄서서 기다리는 사람들… 만델라 뽑았던 94년 남아공과 유사”

“오늘 미국 투표장의 열기는 넬슨 만델라가 대통령으로 당선됐던 1994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선때를 연상시킨다.”

이번 미국 대선이 갖는 세계사적 의미는 무엇일까. 보스니아 내전, 이라크전 등 지구촌 곳곳의 분쟁현장을 누비며 명성을 쌓아온 미국 CNN방송의 종군기자 크리스티안 아만포는 4일 “올해 미국 대선은 전세계를 변화시킬 것”이라고 답했다.

아만포는 이날 CNN 인터넷사이트에 칼럼 형식으로 기고한 글에서 “미국 투표소의 열기는 흑백인종분리주의(아파르트헤이트)의 벽을 허물고 흑인인 넬슨 만델라를 대통령으로 뽑은 1994년 남아공 선거, 여성과 젊은층에게 처음으로 투표권을 부여했던 1998년 이란 선거를 떠올리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아만포는 “당시 남아공과 이란 유권자들은 희망찬 미래를 만들 수 있다는 기대감속에 생애 첫 투표권을 행사하기 위해 투표장 앞에서 길게 줄을 서며 몇 시간씩 대기했다”며 “4일 아침 뉴욕에서 아들을 자전거에 태워 학교에 데려다 주던 중 투표장 건물을 칭칭 둘러싼 시민들의 긴 줄을 보았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은 커피를 손에 든 채 행복하게, 그리고 참을성 있게 줄을 서고 있었다. 내가 그들에게 ‘전에도 투표하려고 이렇게 줄을 선 적이 있느냐’고 묻자 그들은 ‘없었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아만포는 “어떤 결과가 벌어지든 간에 이번 대선은 미국뿐만 아니라 세상을 바꾸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성욱기자 feelgood@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