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2008 미국 대선>민주당 상·하원 장악… 워싱턴 ‘권력지형’ 확 바뀐다

4일 대선과 동시에 치러진 미국 의회선거 결과 민주당이 슈퍼정당을 눈앞에 두고 있다. 공화당의 아성 버지니아주에서 마크 워너 전 주지사(민주)가 개표 초기부터 당선이 확실시될 정도로 앞서나가고 있는 것을 비롯해 이번 선거에 걸린 상원 35석중 상당수가 민주당으로 돌아갈 전망이다. 정원 100명에 임기 6년인 상원 의원은 2년마다 3분의 1씩 선거를 치른다. 지난 2006년 중간선거를 통해 상원 다수당(51명 이상)을 확보한 민주당은 이번 선거를 통해 공화당의 의사진행방해(필리버스터)를 저지할 수 있는 매직넘버 60명 확보를 기대해왔다.

435명 전원을 다시 선출하는 하원선거의 경우 2006년 중간선거를 통해 이미 과반수를 훨씬 넘는 235명을 당선시켰던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30명 안팎의 의석을 더 늘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은 29석을 추가함으로써 민주 235 대 공화 199로 하원을 좌우해왔다.

◆민주당 전성시대 = 민주당은 이번 선거를 통해 상하원 절대다수당이 되면 경기부양책 추진뿐 아니라 노동조합 결성을 보다 쉽게 하는 법안, 건강의료보험 혜택확대 등의 법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 때문에 미국 상공회의소는 지난달 민주당 상원의석 60석 확보 전망이 높아지자 ‘친기업’ 공화당 상원의원들을 재선시키기 위한 대대적인 지원에 나서기도 했다.

민주당은 또한 대선과 의회선거 과정을 통해 자유무역때문에 미국내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다며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개정,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공약을 내걸어 왔다. 하지만 절대다수당이 의회의 모든 입법·예산을 책임져야 하는 미국에서는 민주당의 커다란 부담거리기도 하다. 당면한 금융위기, 사상최고의 재정적자, 이라크전 등 모든 현안을 민주당이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다.

◆민주당내 블루독 견제가능성 = 물론 민주당이 절대다수당이 된다고 해서 의회에서 친노조·진보적 입법만 추진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은 4일 ‘민주당내 보수파, 이른바 블루독 의원들은 재정적자를 확대시킬 민주당내 진보파의 정책들에 반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보수적인 지역구에서 당선된 민주당 의원들도 친기업적인 정책을 지지하며 민주당 지도부의 증세정책에 반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상원 60석 눈앞 =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이 상원 매직넘버 달성을 눈앞에 둔 것은 공화당이 임기 만료 상원의원수 면에서 23명으로 민주당(12명)의 두 배가 넘었기 때문이다. 이 중 현직 공화당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선거구도 네브래스카(척 헤이글 의원), 버지니아(존 워너), 콜로라도(웨인 얼라드), 아이다호(래리 크레이그), 뉴멕시코(피트 도메니치) 등 5개에 이른다. 민주당은 불출마 선언 의원이 없다.

앞서 미 언론의 판세 분석에 따르면 공화당 의석 가운데 알래스카와 콜로라도, 뉴햄프셔, 뉴멕시코, 버지니아가 민주당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파악됐다. 공화당 텃밭인 조지아와 미시시피 등 남부 주에서도 민주당 상원의원들이 우세하다. 민주당이 상원에서 3분의 2를 넘는 60석을 확보하면 재정 지출, 세금 인상 등의 주요 법안을 공화당의 방해없이 처리할 수 있다. 민주당 측은 “57~58석을 얻을 경우 2~3명의 공화당 의원들을 우군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워싱턴 = 최형두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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