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시대>‘기대 半 불안 半’… 오바마 ‘경제 구원자’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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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미처 당선의 기쁨을 만끽하기도 전에 5일 미 증시가 폭락, 새 대통령이 짊어지고 나가야 할 험난한 앞날을 예고했다. 대통령 당선 확정 당일인 이날 다우지수가 5%가 넘는 하락률을 기록한 것이다. 이처럼 불과 하루가 안돼 끝난 ‘오바마 효과’를 지켜보며 전 세계는 과연 ‘오바마 노믹스’가 지구촌을 금융위기 상황에서 구출해줄 구원자가 될 수 있을지를 ‘기대 반, 불안 반’의 심정으로 지켜보고 있다.

◆불확실성이 기대감을 압도 = 금융 전문가들은 이날 미 증시의 폭락은 대공황 이후 최악의 금융위기 상황에 대한 불안감,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등 미국경제를 둘러싼 현실적 우려가 새로운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을 압도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JP모건체이스의 마이클 페롤리 이코노미스트는 “선거일과 같은 랠리는 흉흉한 경기지표에 따라 언제든지 급락세로 돌아설 수 있다”며 “앞으로 발표될 경기지표도 좋을 게 없고, 당분간 시장참여자들의 열정은 제한적으로 발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노믹스가 직면한 시급한 과제는 미 월가를 휩쓴 금융위기를 수습하는 문제다. 나날이 늘어나는 부실 금융회사, 아직 해결 안된 상태로 남아 있는 공적자금의 구체적 집행방법,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 악화 방지 등 당장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산적해 있는 상태다. 게다가 금융위기는 이미 실물경제로까지 전이되고 있어 미국 경제 전체가 오바마 당선자의 집권과 동시에 심각한 경기 침체를 맞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국제공조 나설 듯 = 오바마 당선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해결을 위해 취임 전에 경제정책 결정 과정에 직접 개입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레임덕에 빠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내년 1월 퇴임 전에는 7000억달러의 구제금융 방안이 실행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행정부 관리들도 대선 기간에 당선자 진영의 조기참여 필요성을 제기해왔다.

크리스토퍼 도드 상원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월스트리트 저널에 “대통령 당선자가 부시 대통령과 협의해 곧바로 재무장관을 내정하고 그를 중심으로 경제팀을 꾸려야 하며, 차기 백악관 경제팀을 상원 금융위원회 회의에 참석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당선자는 금융위기 해소를 위한 글로벌 정책 공조에도 직접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당장 오는 15일에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 대통령 당선자 신분으로 참석, 세계 지도자들에게 미국의 경제운영 방향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오바마 당선의 의미와 영향’이란 보고서에서 오바마 집권 초기에 금융부문에 대한 강력한 구조조정과 규제강화조치를 실시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정권 인수과정과 대통령 취임 후 6개월의 정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소는 이 기간에 구제금융법안이 본격적으로 집행될 것으로 보고, 오는 15일 열린 G20 정상회담에서 신 브레턴우즈 체제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박양수기자 ysp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