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경제부터 직접 챙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당선 첫날인 5일 앞으로 76일 남은 정권 인수 준비에 즉각 착수했다. 오바마 당선자가 유세기간 중 ‘대공황’에 비유했던 금융·경제위기와 이라크·아프가니스탄 동시전쟁이라는 험난한 과제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오바마 당선자는 ‘경제살리기’에 최우선 비중을 두면서 정권인수 작업을 신속하게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당선자는 5일 오후 시카고 선거본부 사무실에서 5시간여 동안 참모회의와 전화통화를 통해 정권 인수준비에 착수했다.

뉴욕타임스 등 미국언론들은 이날 오바마 당선자가 차기 행정부의 장관으로 염두에 두고 있는 인사들과 직접 전화통화도 했다고 전했다.

미 언론들은 특히 오바마 당선자가 현재의 경제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곧 차기 재무장관을 내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CNN 등은 로렌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티모시 가이스너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 등을 유력후보로 거명했다. 또한 오바마 당선자가 지난달 유세과정에서 공약했던 추가 경기부양책에 대해 검토작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전했다.

오바마는 이번 주말쯤 시카고에서 첫 공동기자회견을 개최, 경제대책 등 국정운영 방향을 구체적으로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정가 소식통들은 오는 15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서도 오바마 당선자가 경제 구상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오바마는 이날 성명을 통해 3명의 공동 정권인수준비위원장으로 빌 클린턴 행정부 출신인 존 포데스타 전 백악관 비서실장, 지역구인 시카고 인맥의 대모격인 발레리 자렛, 상원의원실 수석보좌관 출신인 피트 루즈를 임명했다.

오바마 당선자는 또한 최측근인 램 이매뉴얼(일리노이) 하원의원에게 초대 백악관 비서실장 자리를 제안했다고 민주당 관계자들이 전했다. 지난 2002년 하원에 처음 진출한 이매뉴얼 의원은 현재 원내 서열 4위다.

오바마 정권인수팀 자문위원으로는 윌리엄 델리 전 상무장관, 마이클 프로먼 전 씨티그룹 이사(오바마의 하버드 법대 대학원 동기), 수전 라이스 전 국무차관보 등이 임명됐다. 오바마는 이번 주말까지 시카고에서 머물며 인수팀 구성 등의 구상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조지 W 부시 정부도 정권 이양 준비에 착수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은 국무부 청사 1층에 정권인수 지원 태스크포스팀의 사무실을 만들고 오바마 인수위팀의 활동을 돕기 시작했다. 중앙정보국(CIA) 등 미국 정보당국은 6일부터 오바마 당선자에게 국가기밀정보에 대한 일일브리핑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통상 45분 동안 이뤄지는 정보브리핑에서는 현직 대통령에게 보고되는 가장 중요한 정보가 대부분 포함된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근황 등도 이 브리핑에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 최형두특파원 choihd@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