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세까지 팔팔하게 99팔팔>“술·담배·마작 끊으니 몸도 가정도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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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윤(84) 한나라당 상임고문의 얼굴은 밝았다. 목소리에도 힘이 넘쳤다. 팔순을 훌쩍 넘긴 나이로 보기 어려웠다.

서울 서초구 양재동의 한양합동법률사무소에서 김 고문을 만났다. “요즘 주 2, 3회 이곳에 출근하고 있어요. 개인 사건은 보지 않고 공증 관련 업무만 맡고 있죠. 그리고 당에 고문 모임이 있으면 나가는데 정계에서도 나름대로 제 역할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김 고문은 먼저 본인의 근황부터 들려줬다.

“4년 전 생애 두번째 홀인원을 했어요. ‘쇼트 홀’이었기 때문에 7번 아이언을 사용했었습니다. 그땐 힘이 좋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 얼마전 같은 홀에서 스푼으로 힘껏 쳤는데도 그린에 턱없이 모자란 지점에 공이 떨어지더군요. 그만큼 기력이 떨어졌다는 얘기입니다.”

“맞아요 내 나이치고는 꽤 건강한 편이죠. 노인병인 고혈압·당뇨 등의 증세가 전혀 없어요. 그리고 요즘도 주 1회는 꼭 필드에 나갑니다. 여태껏 잔병치레 한번 안했고요. 감기란 단어를 아예 모르고 살았으니까요.”

“술, 담배 정말 많이 했죠. 그러다 1974년 병원에 입원하며 딱 끊었습니다.” 그러면서 김 고문은 그와 관련된 일화를 들려주었다. “제가 검사생활 할 때부터 마작을 즐겨 했어요. 1주일에 2, 3일은 마작하느라 밤을 새웠죠. 자연히 술, 담배가 따라 다녔고요. 그런데 1974년도였어요. 새카만 변을 보고 어지러워 병원에 갔더니 위에 ‘실 빵구’가 생겼다고 더 살려면 술, 담배를 끊으라고 하더군요. 사실 그 즈음 주변 분들이 건강 때문에 고생하는 모습을 많이 보고 있었고, 이래선 안되겠다는 생각이었어요. 그때 24세에 배우기 시작한 마작에서도 손을 뗐죠.”

마작 이야기가 나오자 김 고문은 목소리를 높였다. “내가 경험해보니 제일 나쁜 것이 도박이었어요. 마작도 도박의 일종입니다. 술, 담배와 마작 끊은 지 이제 30여년 됐죠. 마작만 안하고 건강을 챙겼다면 지금 더 건강했을 겁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술, 담배, 도박은 3대 가정파괴범이에요. 마작을 끊으니 집사람(최정옥 여사·81)이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었어요.”

김 고문은 건강에 대해 얘기를 나누는 틈틈이 요즘 어지러운 시국, 특히 경제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개인적으로는 그동안 평탄하게 잘 살아왔고, 올 한해도 무사히 넘길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경제가 너무 좋지 않아요. 아직도 정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걱정이 큽니다.” 김 고문으로선 당연히 그런 걱정을 해야 한다. 그러나 사실 그처럼 남의 일 걱정해주는 것도 본인이 아직 건강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건강비결 - 매일 아침 ‘스트레칭 → 상반신 냉수마찰’

김명윤 한나라당 고문은 건강비결로 소식과 체조, 냉수마찰 등을 공개했다.

“매일 아침 5시50분쯤 일어나면 먼저 가볍게 스트레칭을 해요. 누워서 가볍게 하는 체조입니다. 이어서 화장실에 가서 상반신 냉수마찰을 합니다. 그리고 아침식사는 시리얼을 우유에 탄 후, 마늘빵이나 카스텔라를 곁들인 정도로 간단하게 합니다.” 김 고문은 식사와 관련, “아침 외에 점심, 저녁은 가리지 않고 잘 먹는다. 딱 하나 못 먹는 음식이 풋고추인데 어려서 알레르기 증세를 보인 후 전혀 입에 대지 못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 고문은 “나이가 들면, 육체뿐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모든 일을 긍정적으로 보려고 노력해요. 아옹다옹해봤자 명만 재촉할 뿐이죠. 욕심도 버려야 하고요. 친구들 만나면 ‘나 해탈했다’고 말해 주기도 하죠.”

약력

▲1924년 경북 울진 출생 ▲일본 주오(中央)대 예과(44년) ▲조선변호사시험 합격(45년) ▲경성제대 법문학부(46년) ▲강릉지청·서울지검 검사(48·52년) ▲변호사 개업(58년) ▲5·9·15대 국회의원(60·73·96년) ▲보수당 당수(63년) ▲민추협 부의장(84년) ▲민주산악회 회장(87년) ▲통일민주당 총재직대(88년) ▲대한무역진흥공사 이사장(92년) ▲한나라당 상임고문(97년) ▲한양합동법률사무소 변호사(2000년)

이경택기자 kt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