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작가 조세현의 스타 & 얼굴>‘스타 채리티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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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12월 중순이다. 바야흐로 ‘자선의 계절’이 된 것이다. ‘자선과 자비’, 남을 돕는다는 이 말은, 아마 처음 사용되던 시대에는 지위가 높은 사람들이나 부자들이 불쌍한 사람들을 도왔기 때문에 그런 의미가 된 것 같다. 하지만 요즘 세상에는 불쌍하다는 말이 영 거북하지 않을 수가 없다.

마침 오늘 ‘길상사’에서 모처럼 법정 스님의 말씀을 귀에 담아서인지 ‘자선’이라는 말보다는 ‘보시(布施)’라는 말에 더 귀가 솔깃해진다. 다른 사람에게 아무런 조건 없이 베풀어 주는 것을 뜻하니,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나 더 행복할 것 같다. 영어에서 말하는‘charity’도 좋은 말인 것 같다. 어원처럼 크리스찬의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니 그 사랑을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평등해서 좋아 보인다.

이제는 부자만이 남을 돕는 시대는 아니다. 지난 10월초 월드비전이 자선 프로그램인 ‘기아체험’을 통해 단 이틀 만에 140억원이 넘는 기부금을 모금했는데, 더 놀라운 것은, 기부자의 대부분이 평범한 보통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개인적 생각이지만 그들이 실천한 그 기부는 불쌍한 사람들을 위한 ‘자선’이라기 보다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조건 없는 ‘보시’라는 생각이 든다.

최근에 자주 나오는 뉴스 중에 스타들의 자선과 관련한 미담들이 많이 화제가 되고 있는데, 몇 년 전만 해도 스타들의 자선이라면 무조건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던 시선이 이제는 달라진 것 같아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어떤 경우라 해도 ‘자선’이라는 행위를 비난해서는 안 된다. 자기 주머니의 단돈 몇 천원이라도 기부를 한다는 것은 절대로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번이라도 기부나 자선을 직접 해본 사람이라면 절대로 남의 자선을 폄훼하지 않는 것이다.

해마다 이맘 때 전시를 하고 있는 입양 캠페인‘천사들의 편지’의 사진 속에는 입양을 기다리는 아이들과 이 시대의 스타들이 사랑과 보시의 마음으로 함께 하고 있다. 그 동안 사진 속 주인공의 90%가 입양을 통해 가족을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사진작업 과정에서도 발표된 사진의 양보다 훨씬 더 많은 말 못할 사연들이 숨어있다. 사진을 바라보는 시선이 한결같이 투명하지만은 않았고, 단순 홍보라는 오해를 사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게 삐딱한 시선들 보다는 역시 스타들의 보시의 에너지가 더욱 강했나 보다. 해를 거듭 할 수록 더 많은 스타들이 좋은 일에 더 깊은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었다. 어떤 보상이나 조건도 없이 사랑을 나눈 것이다.

평소 비싼 그들의 몸값과 까다로운 조건을 생각하면 정말 기적 같은 일들이다. 이제 제대로 불붙기 시작한 스타들의 자선 행렬은 분명 우리 사회를 더욱 가치 있고 아름답게 만들 것이다. 그렇다. 이제는 스타들에게 아름다운 외모뿐 아니라 더 멋진 내면의 무언가를 기대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

iconstudio@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