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세까지 팔팔하게 99팔팔>“농구·피겨… 요즘도 취재현장 누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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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은 한국 스포츠 역사에 길이 남을 해가 될 것입니다. 그동안 한국은 국제대회에서 복싱이나 양궁, 유도 등 일부 종목에서만 좋은 성적을 거두었어요. 그런데 베이징올림픽에선 달랐습니다. 서구인들의 전유물로 여겼던 수영에서 박태환이 금메달을 거두는 쾌거를 달성했습니다. 또 피겨쪽의 김연아 활약도 대단했고요.”

연초에 만난 원로 스포츠평론가 조동표(84)씨는 “베이징올림픽 현장에 꼭 가고 싶었지만 건강을 염려해 주변에서 말리는 바람에 가지 못했다”며 애석해 했다. 조씨는 1949년 서울 중앙방송국(현 KBS)에 입사해 한국일보 체육부장과 일간스포츠 논설위원을 거쳐 88년 정년퇴직했다. 방송국이나 신문사에 재직할 때 그는 늘 스포츠 기자였고, 국제대회 현장에도 항상 모습을 드러냈다.

한때 대한육상경기연맹 이사, 대한체육회 이사 등으로 ‘체육행정’에 관심을 보이기도 했지만 그러면서도 쉬지 않고 스포츠 현장을 찾았다. 정년퇴직 후에도 그는 방송 출연과 스포츠 칼럼 집필 등 스포츠 평론 활동을 계속했다. 그래서 체육계에선 그를 ‘영원한 스포츠기자’라고 부르는 데 주저치 않는다.

“사실 건강이 예전 같지는 않아요. 다리에 힘이 많이 빠졌어요. 특히 겁이 나는 게, 가끔 오른손의 힘이 빠져서 마우스 잡기 힘들 때가 있죠. 나이 때문이겠지만 ‘당뇨’나 ‘고혈압’ 같은 성인병을 다 가지고 살아요. 그래서 요즘처럼 추울 때는 경기장 찾는 것을 자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조씨의 설명과 달리 그는 아직도 현장을 누비며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특히 구기종목을 좋아해 수도권에서 열리는 농구 경기는 반드시 취재를 나간다. 지난해 12월 경기 고양시에서 열렸던 2008~200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가 열렸을 때도 어김없이 조씨는 현장을 찾아 경기장과 프레스센터를 누비며 일선 기자들과 함께 취재를 했다.

조씨는 요즘 본인의 스포츠 현장 체험담이 담긴 ‘체육기자 60년’ (가제)을 준비하고 있다. “참 오래 했죠. 그렇다고 내가 이 책을 쓰고 스포츠 현장에서 물러나는 것은 아닙니다. 체육은 재미있어요. 절대 손에서 놓을 수 없어요. 죽을 때까지 현장에 다녀야죠.”

건강비결 - 지하철 애용… 계단 오르기‘효과 만점’

원로 스포츠평론가 조동표씨는 건강비결로 ‘지하철 타기’와 ‘규칙적인 식사’를 꼽았다.

“집이 경기도 산본이에요. 애초부터 운전을 못하기도 했지만 시내로 나오거나 수도권 일대 경기장을 찾을 때 반드시 지하철을 이용해요. 특히 계단 오르기의 운동효과가 좋죠. 또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특히 현장 다니는 기자들은 밥을 거를 때가 많은데 그러면 건강 다 망쳐요. 꼭 챙겨 먹어야 합니다. 제가 지금 이나마 경기장을 다니는 것도 속을 버리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조씨는 젊어서 등산은 다녔지만 골프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고 한다. 골프에 대해선 이런 말을 덧붙였다. “골프를 칠 여유가 없었을 만큼불행했던 시절 기자를 했으니까요.” 한편 조씨는 80년대에 담배를 끊었고, 원래 술은 못했다고 한다.

약력

▲1925년 서울 출생 ▲보성전문(고려대 전신·46년) ▲서울중앙방송국(현 KBS) 기자(49년) ▲한국일보 기자(55년) ▲대한육상경기연맹 이사(63년) ▲한국일보 체육부장(65년) ▲한국체육기자연맹 회장(74년) ▲대한체육회 이사(86년) ▲일간스포츠 논설위원(88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스포츠미디어상(2004년)

이경택기자 kt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