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큰 별’ 지다>“예수님 닮은 분이 가셔서…”

대구 출신인 고 김수환(스테파노) 추기경이 사제 서품을 받고 주임신부를 지낸 대구와 경북지역 곳곳의 성당에 18일에도 추모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1951년 9월 김 추기경이 사제 서품을 받은 대구 중구 계산동 주교좌성당에는 이날 이른 아침부터 조문객들이 몰려와 그의 선종을 애통해했다. 오전 11시30분 추모미사를 앞두고 1000여명의 신도들이 찾아와 조문을 했으며 미처 성당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신도들은 추위를 아랑곳 않고 성당 앞에서 미사를 봉헌했다. 천주교대구대교구 추성훈 신부는 “김 추기경은 한국 최초의 추기경으로 큰 별이고 격동의 한국사에서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오신 분이었다”며 “신자들의 애정도 남다르다”고 말했다. 최주원(여·44·대구 수성구 범어동)씨는 “가장 예수님을 닮은 분이 돌아가셔서 너무 슬프다. 하늘나라에서도 많은 사랑을 내려주실 것으로 믿는다”며 울먹였다.

김 추기경이 1951년 사제로 첫발을 내디딘 경북 안동시 목성동성당과 1955년 주임신부로 재직한 김천시 황금동 황금성당에도 차분한 분위기속에서 신도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연도를 바치고 나온 조영선(58·김천시 모암동)씨는 “황금성당에 1년여 동안 계셨지만 어려운 시절을 슬기롭게 극복하는데 대한 많은 지혜를 신도들에게 전해줬다”고 말했다.

김 추기경이 유년시절 살았던 경북 군위군 용대리 옛집에 마련된 분향소에도 조문이 크게 늘고 있다. 17일 하루동안 150여명의 조문객이 방문했으나 18일에는 오전부터 100여명이 찾고 있다. 군위읍내에서 3㎞ 정도 떨어진 이 집(43㎡)은 김 추기경이 초등학교 5학년까지 살았던 곳으로 허물어진 것을 천주교대구대교구에서 2006년 본래 모습대로 복원했다.대구 = 박천학기자 kobbl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