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작가 조세현의 스타 & 얼굴>스스로 일군 자신감-가수 인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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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로 살면서 가장 지키기 힘든 자신과의 약속 중 하나가 바로 “언제까지 무대에 서겠다!”라는 약속일 것이다. 일반인들의 신체적 수명이야 의학이나 운동을 통해 어느 정도 보편 타당한 기준치가 있음에도 가늠하기 힘든 마당에, 특히 인기와 연관된 스타의 수명은 아주 불확실한 것일 수밖에 없다.

누구나 한번 스타가 되고 나면, 아마도 죽는 날까지 그 ‘영화’(?)를 누리고 싶은 것이 모두의 욕심이겠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 수년 동안 어렵게 쌓아온 스타들의 명성이 어느 날 사소한 스캔들 하나 때문에 소리 없이 사라져버리기도 했다.

그동안 한 명의 스타를 배출하기 위해 노력한 것들을 생각하면 억울하기 짝이 없지만 대중의 사랑을 먹고 사는 연예계에서 별의 추락은 그만큼 냉혹하다.

대중이 안겨준 영예의 자리가 한순간에 물거품처럼 덧없이 변해버리는 것을 겪어본 사람이라면 아마도 다시는 ‘스타가 되고 싶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연예계의 문턱이라도 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던 젊은 시절에는 그저 연예계에 발이나 들여 놓으면 소원이 없었겠지만, 사람의 욕심 때문인지 그 다음에는 스타가 되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고 다시 스타의 자리에 오르고 나면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진짜 별’처럼 남고 싶은 것이 또한 대부분 연예인들의 바람일 것이다.

우리의 스타들 중에서도, 특히 수 십 년을 넘게 대중들로부터 한결같은 사랑을 받고 있는 ‘진짜 스타’들의 경우, 그런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 늘 궁금했었는데, 최근 가수 인순이를 통해서 그 해답을 조금이나마 알게 됐다. 인순이로부터 얻은 화두는 바로 스타 생명력의 근원은 노력과 강인함 그리고 솔직함이었다.

인순이를 두고 대중이 늘 입버릇처럼 말하는 것은 그의 ‘프로 정신’이다.

이에 대해 그는 말한다. 나는 단지 오래 살아남기 위해 꾸준히 쉬지 않고 노력했을 뿐이라고. 이미 그의 피 속에는 프로정신이 살아 숨쉬는 것이 아닐까?

연예계의 삶이 다른 어떤 전쟁보다 더 처절했을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사실인데, 살아남기 위해 그는 얼마나 많은 혼신의 노력을 다했을까.

그의 타고난 재능과 함께, 수많은 장르들-댄스곡과 트로트, 재즈음악까지도 공부를 했을 것이고, 클래식과 뮤지컬, 그리고 우리 음악인 국악과 창도 마스터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런 그를 보면서 작가로서 한없이 부러울 따름이다. 그의 인생과 그가 쏟아내는 에너지로부터 그의 정체성이 나온다.

그래서 그의 인생을 빠짐없이 담은 일기장이 발간된다면 나는 제일 먼저 사서 읽고 싶은 생각이다. 익히 우리가 알고 있는 남달랐던 성장과정을 딛고 그의 삶 속 가식 없는 인생을 일궈낸 가치가 그 안에 가득할 것만 같다.

환하게 웃고 있는 그의 얼굴을 보라. 스스로 일궈낸 “존재의 자신감”이라는 것,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iconstudio@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