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사정관제, 美 버클리대 벤치마킹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17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올해를 입학사정관제 내실화단계로 삼고 입학사정관의 자격 및 학생선발 기준 등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교과부가 일본 규슈(九州)대·미국 UC버클리대·영국의 옥스퍼드대와 케임브리지대 등을 해외 입학사정관제 운영 주요 사례로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정부가 비전으로 삼고 지원하는 국내 대학들의 입학사정관제 모델도 이들 사례를 벤치마킹할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교과부에 따르면 전형 방법, 평가 기준, 심사 방법, 입학사정관 채용 및 임명과 관련해 대표적 역할모델이 될 수 있는 해외 입학사정관제로 규슈대, UC버클리대, 옥스퍼드대와 케임브리지대 등을 꼽고 있다. 우선 규슈대의 경우 전형방법으로 1단계 서류심사(강의 관련 리포트, 지망이유서 등)와 2단계 종합심사를 거치는데 종합심사에서는 ▲소논문 ▲발표 및 질의응답 ▲전체토론 ▲개인면접 등을 통해 지원자를 심층평가한다.

UC버클리대의 경우 특히 심사방법이나 입학사정관 채용 등에서 벤치마킹할 만한 사례로 꼽히고 있다. 이 대학은 입학사정관이 학생들의 입학원서에 기재된 각종 정보 및 평가 요소들에 대한 포괄적 심사를 실시해 각각 1∼5점을 부여한다. 그러나 사정관들의 채점 결과가 서로 1점 이상의 차이가 날 경우엔 제3의 사정관이 다시 채점하게 돼 있다. 신뢰도를 높이고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입학사정관으로는 고교 상담교사, 퇴임교수, 퇴임 고교 교장, 대학원 학생 등을 채용하는데 매년 채점 결과에 대한 평가를 실시해 다른 입학사정관의 채점결과와 점수차가 많이 날 경우 다음해에는 임명되지 못한다는 게 핵심이다.

영국 옥스퍼드대나 케임브리지대는 전형요소에 ‘학생이 작성하고 교사가 채점한 에세이 1∼2편’이 포함된다. 이는 학생수준뿐 아니라 소속 학교교육의 질과 학교의 학력 예측치의 정확도를 추정해 볼 수 있는 자료로 판단된다. 특히 면접 등이 포함된 전형과정에서 면접관 개인 간 편차를 줄이고 상호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학과별 가이드라인 제시와 모의면접을 통한 결과 분석작업이 이뤄진다.

김관복 교과부 대학연구기관지원정책관은 “입학사정관은 기본적으로 본교 커리큘럼 분석, 타 학교 정보분석, 평가, 선발된 학생들에 대한 추후 지도 및 학습결과 분석 등 4가지 역할을 모두 수행해야 한다”며 “특히 현재 많은 대학들이 도외시하고 있는 ‘사후관리’ 역할의 중요성이 아주 크다”고 강조했다.

조민진기자 wayto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