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희망’ 김연아>사상 첫 ‘그랜드 슬램’ 이룬다

‘피겨 여제’ 김연아(19·고려대)의 위대한 도전은 계속된다.

김연아는 3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센터에서 막을 내린 200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피겨선수권대회에서 207.71점을 획득, 역대 여자 싱글 사상 최초로 200점을 돌파하면서 자신의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해 진정한 피겨퀸의 반열에 올랐다. 그러나 김연아에겐 아직 넘어야 할 ‘높은 산’이 하나 남아있다. 한국 피겨의 마지막 꿈인 동계올림픽 금메달 획득이 바로 그것. 김연아는 시니어 데뷔 이래 세계 메이저 대회 3개(그랑프리·4대륙·세계선수권)를 모두 석권했다. 따라서 내년 2월에 개최되는 2010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면 피겨 사상 최초로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다.

김연아는 30일 오전 진행된 갈라쇼에 앞서 강렬하고 대중적인 프로그램으로 밴쿠버 동계올림픽 ‘금메달 프로젝트’를 완성하고 싶다는 속내를 밝혔다. 김연아는 이날 “대중적인 음악을 쓰는 게 연기하기도 쉽고 보는 사람들의 인상에 많이 남을 것 같다”며 “강렬한 느낌의 프로그램이 나에게 잘 어울리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김연아는 시니어 무대에 진출하고 나서 쇼트프로그램으로 ‘록산느의 탱고’(2006~2007), ‘박쥐서곡’(2007~2008)을 써왔고, 프리스케이팅에는 ‘종달새의 비상’(2006~2007), ‘미스 사이공’(2007~2008) 등을 써왔다. 그러나 김연아는 지금까지 사용했던 배경 음악들이 대중적이지 않았고, 안무도 발랄함에 집중돼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드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 팬들의 귀에 익숙한 음악에 숙녀로서 강렬한 이미지를 내뿜을 수 있는 안무를 짰다. ‘강렬함-대중성’이라는 카드를 선택한 것이다.

이렇게 선택한 프로그램이 쇼트프로그램 ‘죽음의 무도’와 프리스케이팅 ‘세헤라자데’였다. 김연아는 ‘죽음의 무도’를 준비하면서 짙어진 눈화장으로 연기력을 돋보이게 했고, 피겨 배경음악으로 자주 사용되는 ‘세헤라자데’를 통해 대중성도 확보했다. 결과적으로 김연아는 두 프로그램을 통해 세계선수권대회 생애 첫 우승이라는 목표를 달성해냈다.

한편 김연아의 ‘밴쿠버 프로젝트’를 위해 어머니 박미희씨를 필두로 캐나다 피겨 영웅 브라이언 오서 코치-세계적 안무가 데이비드 윌슨-매니지먼트사 IB스포츠 등 김연아를 지원한 기존의 ‘드림팀’ 외에 대한빙상경기연맹도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하고 나섰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지난 2004년부터 김연아에게 매년 후원금을 지급하면서 지난해까지 약 4억원 정도를 투자했다”며 “밴쿠버 동계올림픽뿐 아니라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때까지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경택기자 kt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