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나는 ‘노무현 게이트’> 노무현 일가 동시다발 소환 진술 비교해 ‘틀린그림 찾기’

검찰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의혹에 대해 노무현 전 대통령 일가를 동시다발적으로 소환조사하며 진술의 모순점 찾기에 나섰다. 검찰은 10일 노 전 대통령 조카사위인 연철호씨, 11일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 12일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를 차례로 소환해 조사했다.현재 박 회장으로부터 노 전 대통령 주변으로 전해진 돈에 대해 박 회장의 진술과 주변 인물들의 진술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에, 검찰은 서로 진술을 맞춰볼 여유를 주지않고 각 진술간의 모순점을 찾아낸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까지 대표적인 진술의 모순점은 박 회장이 연씨에게 송금한 500만달러의 성격에 관한 것. 최근 박 회장을 면담한 박찬종 변호사는 “(박 회장이) 500만달러를 화천포 관광 개발 사업 종잣돈으로 건넸다”고 밝혔다. 반면 문재인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 돈은 화천포 사업과는 무관한 돈이다. 이미 200만달러는 해외투자에 썼다”며 박 변호사의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7일 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을 체포해 조사하고, 정 전 비서관이 박 회장으로부터 100만달러를 받아 노 전 대통령에게 전달해 ‘포괄적 뇌물죄’의 공범이라는 취지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수사가 부족하다는 등의 이유로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또 노 전 대통령도 12일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부인이 돈 받은 것을)‘몰랐다니 말이 되느냐’는 의문을 갖는 것은 상식에 맞는 일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증거”라며 박 회장으로부터 받은 돈의 실제 주인이 자신이라는 증거를 제시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박준희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