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나는 ‘노무현 게이트’>“盧 빨리 소환” 거세지는 여론

노무현 게이트 수사가 정점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모든 의혹의 중심부에 위치한 노무현 전 대통령을 하루빨리 소환하라는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은 사실상 혐의를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지만 검찰은 주변 정황과 진술을 종합해 볼 때 이번 사건이 노 전 대통령의 개입이나 지시없이 이뤄지기 힘들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부인 권양숙 여사와 아들 건호씨 소환조사도 진행된 만큼 이제 노 전 대통령의 소환은 불가피한 상황으로 여겨지고 있다.

전희경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책실장은 “노 전 대통령이 홈페이지를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것은 또 다른 여론정치”라면서 “혐의가 없으면 떳떳하게 검찰에서 시비를 가려야 한다”고 13일 밝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도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성역없는 수사를 조속히 촉구한다”고 발표하고 나서는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노 전 대통령을 조기에 소환하라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권양숙 여사는 소환조사 과정에서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지난 2007년 6월말에 건네받은 100만달러는 노 전 대통령과는 무관한 일이라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돈을 주었다는 박 회장은 노 전 대통령의 지시로 각각 100만달러와 500만달러를 건넸다고 일관된 진술을 하고 있다. 결국 돈을 줬다는 박 회장, 돈을 달라고 요청했다는 노 전대통령의 주장이 일치하지 않아 당사자를 직접 소환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의 소환 시기 및 조사 방법 등을 심사숙고하고 있다.

홍만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수사기획관도 관련 질문이 나오면 “정해진 것이 없다”는 말을 되풀이한다. 하지만 검찰 주변에서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직접 조사가 초읽기에 들어가 이번 주중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사 장소는 권 여사는 부산지검이었지만 사건의 핵심에 있는 노 전 대통령은 대검 중수부에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권 여사를 부산지검에서 조사한 것은 전임 영부인에 대한 예우도 있지만 전직 대통령 부부를 대검 중수부로 직접 소환하는 데 따른 부담감을 줄여보자는 취지로 해석된다.

소환 신분은 권 여사와 건호씨는 ‘참고인’이었지만 노 전 대통령은 ‘피의자’ 자격이 될 가능성이 있다.

비공개보다는 공개 소환이 예상되고 있어 노 전 대통령은 대검청사 포토라인 앞에 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교기자 jk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