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나는 ‘노무현 게이트’>수사 ‘불똥’ 차단 청와대도 비상등

청와대가 13일 ‘노무현 게이트’와 관련해 바싹 긴장하고 있다. ‘청와대에 뭔가 비상걸릴 만한 일이 예고된 때문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온다. 무엇보다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 주말 태국 파타야에서 열린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 3 정상회의’ 순방(10~12일)에 수행하지 않은 사실 자체가 예사롭지 않다. 의전상으로도 전례없는 일이다. 현 정부 출범 후 해외순방마다 이 대변인이 빠진 적이 없다. 이번 순방에서도 이 대변인은 출국을 위해 경기 성남 서울공항까지 나갔다가 막판에 비행기를 타지 않았다. 그만큼 검찰의 수사 진행 상황을 심각하게 볼 측면이 있고 청와대가 직접 대국민 ‘홍보·공보 기능’을 수행해야 할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상황증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현재 검찰과 정치권 주변에서 범 여권 쪽과 연계된 내용들이 나오고 있다. 일부 언론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의 친구인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을 직접 거명하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고 2007년 대선 자금까지 거론한 정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청와대 핵심참모는 이를 “현재 상황이 어수선하지 않으냐. 야권에서 특히 몰아가고 있으니까…”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 천 회장과 2007년 대선자금 연계 의혹으로 초점이 옮아가고 있다. 야권의 공세는 이와 더불어 천 회장과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의원의 연계고리 찾기에 맞춰져 있다.

검찰 수사든, 야권의 ‘폭로’든 어디로 무엇이 튈 지 모르는 상황에서 ‘불똥’을 차단하라는 특명이 이 대변인에게 떨어진 것으로 해석되는 이유다. 검찰이 “대선자금은 이번 수사대상이 아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지는 가운데 폭발적인 사안의 성격상 청와대로선 촉각을 곤두세우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검찰 수사 자체나 정국 관리는 정동기 민정수석실, 맹형규 정무수석실 소관이지만, ‘입’이 없는 업무속성상 공보 업무에는 한계가 있다. 또 이 대변인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서 이번 상황을 직접 관리하라는 대통령의 직접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최근 사석에서 기자와 만나 “이 대통령이 지난해 11월부터는 천 회장을 만나지 않았다. 그 전에는 더러 사석에서나 공적인 자리에서 접촉을 가졌지만 이때부터는 전혀 만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지난해 11월은 이번 수사의 효시가 되는 내용을 한상률 전 국세청장이 청와대에 직보했던 시점이다.

김상협기자 jupit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