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나는 ‘노무현 게이트’> 박연차 ‘4대 특혜의혹 사업’ 노무현수사 핵심열쇠 활용

베트남 화력발전소 건설사업, 휴켐스 인수, 공장부지 고도제한완화, 경남은행 인수시도 등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 ‘4대 특혜의혹 사업’으로 분류되면서 검찰 수사의 ‘열쇠’로 부상하고 있다. 검찰은 이들 사업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박 회장에게 포괄적으로 특혜를 제공했는지 여부를 집중 살펴보고 있다. 검찰은 박 회장이 노 전 대통령측에 전달한 600만달러가 ‘4대 특혜 사업’에 대한 대가성이라는 전제하에 ‘포괄적 뇌물죄’를 적용할 방침이다.

검찰은 15일 박창식 창원상공회의소 회장을 소환 조사중이다. 지난 2007년 박연차 회장이 우리금융지주 자회사인 경남은행 인수를 추진한 과정에서 청와대의 개입이 있었는지 살펴보기 위해서다. 박창식 회장은 당시 경남은행 인수추진위원회 위원장이었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 재임중 박 회장의 사업이 가파르게 성장한 배경에 고위층의 개입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지난 2007년 12월, 발전소 건설 경험이 전무했던 박 회장이 30억달러 규모의 베트남 화력발전소 건설사업을 따낸 것이 대표적이다. 박 회장은 그해 6월 이 사업 수주에 뛰어들었다.

박 회장이 지난 2006년 7월 농협 자회사였던 휴켐스 지분 46%를 헐값에 인수한 것도 당시로는 비정상적 거래였다. 박 회장은 당초 인수가보다 322억원 낮은 가격에 휴켐스를 인수했다. 박 회장은 2004년 6월에도 경남 진해 동방유량 공장부지 고도제한 완화로 400억원대의 시세차익을 누린 것으로도 나타났다.

홍만표 수사기획관은 14일 “(특정 사업에 대한 대가로 금품을 제공했다)그런 것은 아니다”면서 “포괄적 뇌물죄를 적용할 때는 이런이런 내용이 직무와 연관성이 있다고 밝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측에 건네진 600만달러에 대해 포괄적 뇌물죄 혐의를 적용할 방침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포괄적뇌물죄란 명시적 대가성이 없더라도 포괄적으로 직무와 관련해 금품을 수수했을 때 적용되는 혐의다. 직무범위가 넓은 대통령이나 국회의원 등 정치인을 처벌하는 잣대로 활용돼왔다. 실제 1997년 4월 대법원은 전두환 전 대통령과 노태우 전 대통령에게 이 혐의를 적용해 무기징역, 징역 17년을 확정한 바 있다.

권로미기자 rom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