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나는 ‘노무현 게이트’>檢 ‘100만달러 퍼즐을 풀어라’

박연차(64)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노무현 전 대통령측에 건네진 100만달러의 퍼즐게임을 끝내라.

100만달러를 노 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는 박 회장의 진술을 확보하고도 사용처 확인이 되지 않음에 따라 100만달러의 진실규명은 퍼즐게임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검찰은 이 퍼즐을 풀지 않고도 형법상 포괄적 뇌물죄를 적용해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혐의 입증에는 문제가 없다고 자신하고 있지만 법정에서 이 게임의 승패에 따라 유·무죄가 갈릴 수 있어 주목된다.

우선, 첫 문제를 낸 쪽은 노 전 대통령측이다. 검찰은 박 회장이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을 통해 2007년 6월 10억원가량을 달러화로 바꿔 100만달러를 전달했다고 보고 검찰이 압박해오자, 예상치 못한 문제를 던졌다. 노 전 대통령은 자신이 아니라 권 여사가 받았다고 주장했다. 받긴 받았는데 노 전 대통령은 몰랐고, 권 여사가 채무변제를 위해 받았다는 논리를 세워 법망을 빠져나갔으며, 역으로 검찰에 ‘증거제시’를 요구했다. 검찰은 권 여사가 공무원 신분도 아닌 데다 박 회장 사업과 관련된 청탁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지 않은 이상 죄를 물을 수 없는 처지가 됐다. 박 회장 진술 외에 마땅한 증명을 내놓지 못한 검찰은 권 여사가 어떤 채무를 변제하는 데 사용했느냐고 되받아쳤다. 이에 대해 권 여사 역시 변변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장석범기자 bu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