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나는 ‘노무현 게이트’>‘盧 분신’ 잡은 檢… ‘600만달러’ 자백 받아낼까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구속 직전의 정상문 21일 오후 구속된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을 나와 구치소로 가기 전 기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김호웅기자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구속으로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측에게 건넨 600만달러의 사용처 수사도 활기를 띠고 있다. 검찰은 500만달러는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가 사실상 지배권을 갖고 운용한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으며, 나머지 100만달러도 조만간 자금 흐름이 낱낱이 밝혀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 ‘달러’로 전달됐다는 사실에 주목해 노 전 대통령 자녀의 해외유학 경비 등으로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자금추적 작업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검찰은 특히 정 전비서관이 수차례 진술을 번복하는 등 증거인멸에 나섰다고 보고, 600만달러와 관련해서도 새로운 혐의점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100만달러, 어디로 갔나 = 검찰은 100만달러가 노 전 대통령측에서 건호씨나 딸 정연씨에게로 넘어갔을 수 있다고 보고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건호씨의 해외 금융거래 내역을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받아 살펴보는 한편 정연씨 부부의 계좌도 추적하고 있다.

박 회장이 노 전 대통령측에 100만달러를 건넨 시점은 2007년 6월말. 검찰 수사과정에서 박 회장은 “100만달러를 2개의 돈가방에 100달러짜리 현금으로 나눠 담아 청와대에서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에게 건넸다”고 진술했다. 이 때는 건호씨와 정연씨 부부가 해외에 머물러 있었던 시기이기도 하다. 특히 정연씨의 남편인 곽상언 변호사는 당시 미국 뉴욕대(NYU) 로스쿨 과정을 밟고 있어 많은 학자금이 필요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곽 변호사는 2004년 2월 사법연수원을 수료하고 대형 로펌에서 8개월 근무하다가 바로 정연씨와 유학을 떠났다. 정연씨는 2년여동안 영국 대사관에서 근무했지만 2004년10월부터 2007년12월 3년여 동안의 유학 및 생활경비를 충당하기에는 한계가 있었을 것으로 검찰은 추정하고 있다.

◆500만달러는 건호씨 ‘소유·운용’ 결론 = 지금까지 수사결과 검찰은 박 회장이 2007년 6월말 홍콩 APC계좌에서 연철호씨의 타나도 인베스트먼트사로 송금한 500만달러를 사실상 건호씨가 소유·운용했다고 잠정결론을 내렸다. 500만달러는 절반인 250만달러가 엘리쉬&파트너스로 갔다가, 다시 국내의 오르고스사와 A사에 재투자됐다. 하지만 엘리쉬&파트너스사와 오르고스사 모두 사실상 건호씨 소유로, 500만달러의 지배권을 건호씨가 행사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결국 500만달러는 처음부터 건호씨에게 건네질 목적으로 복잡한 돈세탁 과정을 거친 셈이다. 검찰의 수사초점은 이같은 자금 흐름의 과정을 노 전 대통령이 알고 있었는지의 여부다. 500만달러와 100만달러를 각각 박회장으로부터 건네받았고, 어디로 전달됐는지 인지하고 있었다면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포괄적 뇌물죄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검찰은 기대하고 있다.

이제교기자 jk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