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나는 ‘노무현 게이트’>침묵의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대통령 특수활동비 12억여원을 빼돌린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경수 노 전 대통령 비서관은 22일 “노 전 대통령이 정 전 비서관 구속 소식을 전해들은 후 특별한 말씀이 없었다”고 말했다. 김 비서관은 “노 전 대통령은 내실에 머물고 있고 사저 분위기는 무거운 상태”라며 “오늘 점심 때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사저를 방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 전 실장은 이날 변호인 자격으로 노 전 대통령과 정 전 비서관의 구속 이후 대응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노 전 대통령은 21일 자신의 홈페이지 ‘사람 사는 세상’에 사과문 게재 이후 다섯번째 글을 올려 “안뜰을 돌려 달라”고 취재진에게 요청했다. 노 전 대통령은 “카메라와 기자들이 지키고 있어 집 바깥으로 한발짝도 나갈 수 없다”며 “이런 상황을 불평할 처지는 아니지만 창문을 열어 놓을 수 있는 자유, 마당을 걸을 수 있는 자유를 누리고 싶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의 이번 글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정·관계 로비 사건 취재경쟁으로 자신의 사저 생활이 사진 등으로 보도되면서 사저 건물 밖 활동을 하지 못하는 불만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전국 신문사와 방송사에서 온 봉하마을 취재진은 노 전 대통령의 사적 공간인 사저 안뜰과 내실이 들여다보이는 봉화산 정상과 산 중턱 과수원에서 촬영을 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외부인사가 드나드는 사저 출입구 주변에서는 취재활동을 계속 하기로 했다.

김해 = 박영수기자 buntl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