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SI의심환자 ‘비상’>미국, 발병건수 하루만에 2배로

세계보건기구(WHO)가 돼지인플루엔자(swine influenza·SI) 확산 사태와 관련해 27일 현재 6단계 중 ‘3단계’인 전염병 경보 수준을 전염병 리스크의 상당한 증가를 뜻하는 ‘4단계’로 격상시키면서 각국이 초 비상상태에 들어갔다.

●…발병건수가 하루 만에 거의 두 배인 48건으로 늘면서 미국 정부는 27일 미국인들의 불필요한 멕시코 여행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소장 대행 리처드 레서 박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48건 모두 증세가 경미했으며 이중 3명은 병원에 입원했으나 모두 회복됐다”고 말했다. 뉴욕의 마이클 블룸버그 시장은 “SI 감염사태가 발생한 이 학교에서는 100건 이상의 발병 사례가 추가로 나올 수 있다”며 “이 학교의 일부 학생들이 이달초 봄방학중에 멕시코를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브라질에서는 11명이 SI 감염이 의심돼 관찰 대상에 올랐으며 뉴질랜드에서는 멕시코로 여행을 다녀온 학생 3명이 SI 검사 결과 음성으로 나타났으나 같은 비행기로 귀국한 학생 10명은 양성 반응을 보여 정밀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유럽에서도 SI 환자가 잇따라 발생, SI 공포가 번지고 있다. 스페인 정부는 27일 유럽에서는 처음으로 자국민 1명이 SI에 감염된 것을 공식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영국에서도 멕시코에서 휴가를 보내고 돌아온 스코틀랜드인 2명이 SI 감염 환자로 확인됐다. 독일에서는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에서 최소 2건의 의심 사례가 발견됐고 이탈리아에서는 멕시코 국경 인근 미국 캘리포니아주를 다녀온 31세 여성의 감염이 의심되고 있으며 프랑스 등에서도 의심 사례가 접수되고 있다.

●…SI가 급속히 확산되자 아시아 국가들에도 비상이 걸렸다. 중국, 대만 등은 환자 발생시 격리 조치에 나서기로 했으며, 일본 정부는 28일 아소 다로(麻生太郞) 총리를 본부장으로 하는 대책본부를 설치했다. 지난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에 놀란 중국은 세계 돼지고기의 절반 이상을 생산하고 소비하고 있는 만큼 SI 발병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연일 대책을 쏟아내는 등 SI 상륙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워싱턴 = 최형두특파원,

베이징 = 한강우특파원 hanga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