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 공포’ 초고속 확산> 구글 멕시코 사무실 잠정 폐쇄… 전세계 기업 ‘비상令’

멕시코발 돼지인플루엔자(swine influenza·SI) 사태가 확산되면서 해외 및 국내 주요기업들이 잇따라 멕시코와 미국 지사 일시 폐쇄나 근무자 및 가족 귀환, 해외출장 중지 조치를 내리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29일 외신에 따르면 아르헨티나는 멕시코에서 자국으로 들어오는 항공편을 오는 5월4일까지 중단시킨다고 밝혔고, 구글 역시 멕시코시티에서 운영중인 사무실을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멕시코에 모두 3500명이 근무중인 노키아의 경우 27일부터 꼭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 임직원이 멕시코를 방문하거나 해외출장을 가지 못하도록 조치했다.

멕시코에서 생산라인을 운영중인 일본 혼다자동차는 오는 5월6일까지 임직원의 해외 출장을 금지하고 멕시코 현지에 근무중인 일본인 직원 가족들을 당분간 귀국 조치했다. 상장사로 세계 최대 자동차 부품 메이커인 일본의 덴소도 멕시코 근무 일본인 직원과 가족에 대해 잠정적인 귀국 지시를 내렸다.

회계법인 언스트 앤드 영은 28일 미국 뉴욕 맨해튼 사무실 근무자가 유사 증상을 보이자 해당 부서를 폐쇄했다가 음성 판정되자 업무를 재개했다. 그러나 당분간 임직원들이 멕시코를 방문하지 못하도록 내부 훈령을 내렸다.

제록스의 경우 임직원들이 업무나 휴가로 멕시코를 방문한 경우 72시간이 지나기 전에는 출근하지 말도록 했다. 잠복기를 거쳐 확인될 경우만 업무에 복귀토록 한 것이다. 세계 2위 스포츠용품 메이커인 아디다스도 부득이한 경우에만 멕시코에 출장가도록 했고 28일 전세계 근무자에 e메일을 보내 유사시 행동 지침도 전달했다.

SI 감염 우려가 심화되면서 현지에 사업장을 둔 국내 기업들이 대응 강도를 키우고 있다. 임직원들의 현지 출장자제령을 내렸던 삼성전자와 LG전자는 29일부터 출장금지령으로 경계 수위를 높였다. 삼성측은 출장금지령 이외에도 현지 직원 중 조금이라도 발열 증상이 있으면 출근을 금지토록 했으며, 최근 이미 멕시코 등 중남미 지역으로 출장을 다녀온 임직원들에 대해선 건강 상태 이상 유무를 꾸준히 점검키로 했다.

LG전자도 이날부터 출장금지령으로 바꿨다. 한국은 물론, 한국 이외의 모든 지역에서 멕시코로 들어가는 것을 전면 금지하는 조치다. LG전자 관계자는 “세계보건기구(WHO)와 질병관리본부의 조치와 보조를 맞춰 출장을 무기한 제한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또한 LG전자는 본사 환경안전그룹을 상시 발동, 멕시코뿐만 아니라 전세계 82개 해외 법인에 대해서도 실시간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앞서 27일 LG전자는 멕시코 현지 4개 법인장들이 모여 SI 관련 대책회의를 갖기도 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28일 오후부터 미주노선에서 멕시칸 인플루엔자 감염예방 안전수칙 기내방송을 시작했다. 대한항공의 경우 미주노선에 투입된 항공기에 대해 특별 소독작업을 실시키로 했다.

멕시코에서 진행 예정이었던 경제 관련 행사들도 잇따라 취소·연기되기 시작했다. KOTRA는 5월로 예정된 강원 및 인천 서구 시장개척단 행사를 하반기(7~12월)로 연기했다.

김만용·김남석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