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엔자A’ 확산> 기업들 ‘멕시코 비즈니스’ 비상체제 전환

미국, 일본 등을 중심으로 인플루엔자A(H1N1) 사태 확산을 막기 위해 기업들이 비상 경영체제에 들어갔다. 30일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 있는 정보기술(IT) 업체들은 인플루엔자A 진원지로 알려진 멕시코내 사무실 운영을 중단하거나 마케팅 이벤트를 대거 취소했다. 세계 최대의 검색 엔진 구글은 최근 멕시코시티에 위치한 사무실을 폐쇄 조치했다.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새크라멘토·피츠버그 등에서 14명이 인플루엔자A에 감염된 것으로 파악됐고 중·고교생들의 감염 사례도 드러나 해당 지역 학교들이 잠정 휴교에 들어간 데 따른 것이다.

오라클은 멕시코에서 계획 중이던 마케팅 행사 15건을 모두 취소했다. 멕시코 현지 직원들에게 사무실에 출근하지 말고 가급적 집에 머물면서 온라인으로 업무를 진행하도록 권고했다. 글로벌 네트워킹 업체인 시스코시스템즈는 멕시코 수도인 멕시코시티에 있는 직원들에게 회사 네트워크를 이용해 재택 근무 등을 권하고 있으며 불필요한 출장이나 여행을 삼가토록 지시했다. 그러나 현지 사무실은 폐쇄하지 않았다. 디자인 소프트웨어 업체인 오토데스크는 멕시코 시티 직원들에게 집에서 일하도록 지시했다.

인텔 대변인 척 멀로이는 “인플루엔자A 사태 발생 이후 자체적으로 특별한 조치를 취하고 있지는 않으나 사태 확산 추이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며 “직원들 중에는 감염 징후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휴렛팩커드(HP)는 최근 “일련의 예방 조치를 마련해 시행에 들어갔다”고 말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멕시코 현지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미국의 많은 기업들은 현재 자사 직원 중 인플루엔자A에 감염된 사례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일본 기업들도 인플루엔자A 파문이 확산되자 북미 현지 주재원과 가족들의 긴급 철수와 생산라인 가동 중단, 현지 출장 자제 등에 속속 착수했다. 해외 매상고가 전체 매출의 약 60%를 차지하는 혼다의 경우 북미를 포함해 모든 해외 출장을 중단하는 한편 화상회의로 연락을 주고받도록 지시했다. 도요타와 도쿄해상홀딩스도 같은 조치를 내렸다.

이현미기자 alway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