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플루 백신 개발 ‘청신호’>지구촌, 백신 개발 ‘속도전’ 돌입

캐나다가 신종 인플루엔자A(H1N1·신종 플루) 바이러스의 유전자 염기서열을 완전 해독하는 쾌거를 올림에 따라 관련 백신 개발 경쟁이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보건기구(WHO)도 다음주부터 제약업체들과 본격적인 접촉을 통해 백신 개발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미 미국·캐나다·일본·유럽 등 15개국이 2억명분의 신종 플루 백신을 선계약한 상태여서 자금이 없는 빈국들에 돌아갈 백신이 없는 상태다. 백신 확보전에서도 ‘부익부 빈익빈’의 양극화 현상이 그대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전세계 백신 개발 속도 붙나 = 캐나다 국립미생물학연구소(NML)가 신종 플루 바이러스의 핵심 유전자 정보를 완전히 파악함에 따라 전문가들은 백신 개발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NML 소장을 맡고 있는 프랭크 플러머 박사는 “이 결과는 우리를 위해 의미있고 중요한 이정표가 되어 줄 것”이라며 “그러나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이 더 많이 남았다”고 지적했다. NML이 세계에서 최초로 신종 플루 바이러스의 유전자 염기서열을 완전 해독하는 쾌거를 올리기는 했지만 이 바이러스의 위력이 왜 멕시코에서 가장 심한지는 밝혀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플러머 박사는 “멕시코와 북미 다른 국가들간의 서로 다른 정도의 차이가 바이러스 때문은 아닌 것 같다”고만 추측했다.

캐나다닷컴 등 현지 언론들은 NML이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염기서열 데이터베이스인 진뱅크(GenBank)로 보낸 연구 결과를 향후 전세계 과학자들이 공유하면 이같은 의문들이 풀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WHO도 제약업체들 본격 접촉 = WHO는 오는 14일 전면적인 신종 플루 백신 개발을 위해 제약업체들과의 논의에 들어간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WHO는 표준실험실 가운데 4군데에서 종균을 가지고 작업을 진행해 백신 제조에 필요한 종균을 배양하는 단계에 있다고 이미 밝힌 바 있다.

WHO의 백신리서치이니셔티브 디렉터인 마리 폴 키니 박사는 이번 회의에 제약업체들은 물론 각국의 보건 당국자들도 참석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WHO는 이날 회의에서 제약업체들이 계절용 백신 생산을 전염병 백신 생산으로 전환해야 할지에 관한 논의도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빈곤국들 백신 확보 가능할까 = 신종 플루 백신이 개발되더라도 가난한 나라들이 해당 백신을 필요한 만큼 확보할 수 있느냐는 과제가 남는다. 최근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듯이 멕시코에서 신종 플루로 인한 사망자가 많은 원인이 가난 때문으로 지적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마거릿 챈 WHO 사무총장은 오는 19일 주요 제약업체 운영진들을 만나 개발도상국가들이 백신을 필요한 만큼 획득할 수 있도록 논의할 예정이다.

키니 박사는 “이들 국가가 백신을 획득하는 문제는 제약업체들의 손에 달렸다”며 “우리는 제약업체들에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과 (빈곤국들의) 평등한 접근을 늘릴 수 있도록 협조를 호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미기자 alway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