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부설 ‘환자·보호자 호텔’ 생길 듯

정부의 26개 한시적 규제유예 항목 중 보건·복지 분야에서 병원에 환자·보호자용 숙박업을 허용한 점이 눈에 띈다.

27일 정부 발표에 따르면 의료법인에 서점과 함께 환자 및 보호자용 숙박업이 허용된다. 현행 의료법에는 의료법인의 부대사업 범위가 휴게음식점이나 편의점 등 13개 업종으로 제한돼 있다.

그러나 환자 및 보호자용 숙박업이 허용됨에 따라 병원 부지 안이나 인근에 오피스텔이나 원룸 형태의 숙박업을 운영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는 특히 서울아산병원이나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 등 대형 대학병원을 이용하는 지방 환자들이나 보호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방사선 치료를 받으려고 서울로 올라온 지방 암환자들은 15~30일이 걸리는 치료기간 동안 머무를 곳이 마땅치 않아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대형 병원 앞에는 환자들이 민박 식으로 머무르는 ‘환자방’ 등도 운영 중이지만 위생·안전상 우려도 제기되는 실정이다. 또 해외환자를 유치하려는 성형외과와 피부과 등에서도 합법적으로 숙박시설을 운영하게 될 전망이다.

국내 한 대형병원 관계자는 “병원 내부적으로 호텔식 장기 체류시설인 ‘레지던스’ 사업을 검토한 바 있다”며 “정부가 병원 숙박업을 허용한다면 이런 움직임이 빨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보건·복지 분야의 한시적 규제 유예 항목에는 ▲식품관련 종사자 및 산후조리업자 교육 절차 완화 ▲건강보험·국민연금 연체료 부과방식 완화 ▲관광특구 내음식점 옥외영업 허용 ▲간호조무사 자격 교육제도 개선(항구적) 등이 포함됐다.

이민종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