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이권에 ‘돌아온 어깨들’

재개발 바람을 타고 다시 돌아온 조직폭력배들이 무더기로 검거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해 말 서울 노원구 상계동 재개발이 시작되자 다른 지역 폭력조직을 견제하고 재개발 이권 사업에 개입하기 위해 연합, 활동한 혐의(범죄단체활동죄 등)로 상계파, 상계동파, 신상계파 등 3개 조직 71명을 일망타진했다.

경찰은 이 중 상계파 행동대원 김모(28)씨를 구속하고 상계파 두목 김모(53)씨 등 7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 상계동을 거점으로 활동하던 이 지역 폭력배들은 아파트 개발 사업에 개입하면서 체계를 갖춘 폭력조직으로 탈바꿈했다. 개발 사업 관련 각종 이권을 따내고 청부폭력을 휘두르던 이들 조직은 1990년대 초반 조직원들 대부분이 검거되면서 와해됐으나 수괴급 등이 출소하면서 다시 뭉치기 시작했다. 2008년 상계 뉴타운 사업 승인 소식이 조직 재결성에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상계파, 상계동파, 신상계파는 상계 뉴타운 이권 사업에 개입해 이익을 얻고 이 사업을 노리고 뛰어드는 다른 지역 폭력조직을 막기 위해 연합해 활동하기로 하고 2008년 11월 상계파 행동대장 한모(46)씨의 결혼식에 모여 “우리는 하나다. 뭉치자” 등 구호를 외치면서 단합을 꾀했다.

이들은 상계파는 상계 2구역, 상계동파는 상계 3, 4구역, 신상계파는 상계 6구역을 맡는 식으로 재개발 지역을 나눠 조합을 장악하고 철거 업체 등 업체 선정에 개입해 수수료를 받으려다 경착에 적발됐다.

경찰에 따르면 신상계파 조직원 최모(28)씨 등 27명은 지난 2월 성동구 옥수동 제13구역 재개발 구역 내 대지 30㎡를 27명 명의로 공동등기해 ‘지분 쪼개기’를 한 다음 86억4000만원 상당의 분양권을 요구한 혐의(업무방해)도 받고 있다.

경찰은 “이들 조직이 상계동 뉴타운 사업과 관련해 실제로 얻은 이득이 없지만 계획을 세우고 조직활동을 한 것도 죄가 된다”며 “재개발 사업을 어지럽히는 폭력조직에 대한 수사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버들기자 oisea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