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의 한반도’ 새 국면> 北 김정운 후계구도 다지기…‘準전시상태 선포’ 갈 듯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조치 시기에 즈음해 ‘준 전시상태’를 선포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와 주목된다.

2일 정부관계자와 군사 전문가들에 따르면 북한이 지난 1993년 1차 북핵위기 때처럼 ‘준 전시 상태’를 선포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는 정전협정 파기 연장선상에서 전시체제로 전환하겠다는 것을 대내외적으로 알려,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내부 결속도 도모할 수 있는 효과가 있는 카드이기 때문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북한 군 전지역으로 선포할지 일부 지역에 국한해 선포할지 두고봐야 한다”면서 “우리의 전투방어태세인 데프콘(Defcon)3에서 2로 격상되는 수준으로 벙커에 들어가고 탄약을 장전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꼭 전쟁준비를 위해서라기 보다는 의도적 긴장조성을 위해서 이 같은 조치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지금 같은 정전체제에서 준전시상태를 선포한다는 것은 곧 전시체제로 전환하겠다는 것을 대내외적으로 알려 긴장을 고조시키고, 당정군 등 북한 내부를 결속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백승주 한국국방연구원(KIDA) 안보전략연구센터장도 “북한이 도발에 대한 결심을 하기 보다는 정치 수사적으로 벌이는 기싸움 측면에서 ‘준 전시상태를 선포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북한이 정전협정 무효를 주장한 것도 모두 조건부이고, 서해 5도 주변의 항해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말한 것도 이를 뒷받침 한다”고 말했다. 북한군은 지난 1월17일 대남 ‘전면대결태세 진입’성명을 발표한 뒤 준전시상태 명령 등은 하달하지 않았지만 전시에 상응하는 대비태세를 갖춘 것으로 정보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북한은 서해 경비정과 해안포부대에 실탄과 포탄을 보강하고 합동사격훈련을 강화하고 있는 움직임이 정보당국에 포착되고 있다. 앞서 북한은 16년 전인 1993년 전향적인 대북정책을 표방하던 빌 클린턴 행정부가 출범한 직후 남북대화를 보이콧하고 준전시 상태를 선포한바 있다. 이후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하고 노동미사일을 발사했다. 북한은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협박하면서 준전시 상태를 선포해 한반도에 극도의 군사적 긴장 상황을 조성했다.

방승배기자 bs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