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의 한반도’ 새 국면> 중·러 ‘北금융계좌 동결 반대’로 난항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1일 주요국 회의를 열고 북핵 2차실험에 대한 제재결의안 내용을 논의했으나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했다. 미·중·러 등 상임이사국(P5)과 한국 일본이 참여한 주요국 회의(P5+2)는 1일 오후 미·일이 만든 초안을 두고 협의를 벌였다. 북핵 실험이후 이날로 4번째인 주요국 회의 직후 다카스 유키오(高須幸雄) 유엔 주재 일본 대사는 대북 결의안 제출 일정에 대해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유엔 안보리가 “합의를 위한 기초를 만드는 작업 중”이라고 밝혀 대북제재 조항을 둘러싸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그는 제재안 초안에 대한 중국의 입장에 대해 “중국 대사에게 직접 물어보라”며 답변을 회피한 뒤 “우리는 (중국과) 매우 긴밀하게 의견을 교환 중”이라고 덧붙였다.

수전 라이스 미국 대사는 “논의를 계속 진행하겠다”며 “조만간 매우 강력하고 만족스러운 결의안을 도출해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견 조정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는 뜻이었다. 주요국 논의에 정통한 유엔 고위외교관은 이날 “주요국들이 구체적인 문항을 가지고 협의 중이지만 중국과 러시아가 일부 제재 방안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일의 초안에는 북한의 금융계좌 동결과 해외 금융기관에 대한 접근 차단, 북한을 오가는 선박에 대한 검색 강화, 여행금지 확대 및 광범위한 무기 금수 조치 등 기존 결의안 1718호를 대폭 강화하는 제재 조치들이 포함돼 있다. 이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과의 관계 등 때문에 일부 내용에 대해서는 난색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북한 선박에 대한 조사권 강화 문제가 논의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이날 “북한이 부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셸 몽타스 유엔 대변인에 따르면 반 총장은 “북한이 추가적 도발을 삼가고 조속히 대화로 복귀하라고 다시 한번 요구한다”고 말했다. AFP 통신은 이날 익명의 유엔소식통을 인용해, “참가국들이 이견이 있는 조항에 대해 본국과의 협의를 거쳐 최종 입장을 정리한 뒤 협상을 통해 안이 마련된다면 이르면 2일쯤 합의안이 안보리 전체회의에 제출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유엔 관계자는 “하루, 이틀이 고비가 될 것”이라며 “현재 주요국들이 강경 대북제재 결의안에는 원칙적 합의를 한 만큼 문제가 되는 일부 조항들에 대해 타협이 이뤄진다면 협상이 급물살을 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워싱턴 = 최형두특파원 choihd@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