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의 한반도’ 새 국면> 北에겐 ‘도발의 6월’ 南에겐 ‘긴장의 6월’

북한이 5월25일 제2차 핵실험에 이어 최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준비에 착수하면서 한반도에 ‘잔인한 6월’이 재연될 조짐이다. 역대로 6월에는 한국사 최대 비극인 한국전쟁 발발, 1999년과 2002년 1, 2차 연평해전 등 남북간 군사적 충돌이 잦기로 유명하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북한이 6월중 ICBM 발사를 감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미사일 조립과 발사대 장착, 연료 주입 등에 최소 2주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6월 중순에는 기술적으로 발사 준비를 끝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사일 성공의 관건인 액체연료 주입을 위한 기온·습도도 적당하다. 액체연료의 경우 기온이 너무 낮으면 냉각 우려가 높고, 습도가 많으면 부실될 가능성이 있다. 앞서 북한은 5월30일 장거리 미사일 ‘대포동2호’ 개량형으로 추정되는 물체를 평양 인근 산음동 병기연구소에서 평북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 기지로 이동시켰고, 1일 현재 조립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치적 측면에서도 6월이 긴장 고조의 최적기다. 먼저, 서해 꽃게철이 한창인 6월 서해상에서 군사적 도발은 효과가 훨씬 크다. 남측 군당국이 어민의 안전을 최우선시하고, 재산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는 것도 적절히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남측의 정치적 일정도 충분히 계산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6월에는 15일 1차 남북정상회담, 25일 한국전쟁 등 남북관계 기념일이 많다. 특히 올 6월에는 1일 한·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특별정상회의 개막을 시작으로 2일 제임스 스타인버그 미국 국무부 부장관 방한, 5일 한·미 외무장관 회담, 16일 한·미 정상회담 등 굵직한 일정이 이어진다. 정치 일정을 중시하는 북한이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북한이 오는 4일을 억류중인 미국 여기자 2명에 대한 재판일로 정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북한은 2002년 6월29일 2차 연평해전 당시에도 한·일 월드컵 3·4위전이 열리고 있는 틈을 노린 바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북한의 ICBM 발사는 7월4일 미국 독립기념일을 겨냥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송영선(친박연대) 의원은 “6월에 장마가 오면 발사가 어렵다”면서 “미국 독립기념일 즈음에 발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신보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