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ews Inside >북극 자원전쟁 불 댕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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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의 섬 그린란드의 새 자치권이 21일부터 발효되면서 그린란드의 자치권 확대가 세계 북극 자원 전쟁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300여년 동안 덴마크의 지배를 받아온 그린란드는 지난해 11월 자치권 확대안을 통과시켜 최종 목표인‘분리·독립’으로 가는 중요한 교두보를 마련하고 새 자치권을 확보했다. 확대된 새 자치권에 따라 그린란드는 북극 천연자원에 대한 권리와 사법·경찰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외교·국방권은 여전히 덴마크에 있으나 북극권과 유럽연합(EU)과의 관계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돼 북극 자원 전쟁의 ‘복병’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북극 자원 개발과 영유권 전쟁에는 러시아, 캐나다, 미국,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핀란드, 그린란드 등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러시아가 핵 추진 쇄빙선 함대 파견을 추진하는 등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자치권 확대는 우선 그린란드 경제 구조에 큰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영토의 85%가 얼음인 그린란드는 만년빙에 엄청난 양의 석유와 가스, 금, 다이아몬드 등 천연 자원이 묻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석유, 가스 등이 가장 많이 매장돼 있는 동쪽 만년빙이 빠른 속도로 녹고 있는데, 가속화될 경우 그린란드는 주요 산업인 수산업의 피해를 상쇄하기 위해 자원 개발에 적극 뛰어들 가능성이 높다. 덴마크 오르후스대 그린란드 정치 전문가인 라흐스 호브바크 소렌센 교수는 “정치권은 국가 경제 수익구조를 다양화하고, 덴마크의 지원을 줄이기 위해 만년빙에 눈을 돌릴 것”으로 내다봤다.

자원 개발이 시작되면, 이곳 천연 자원에 눈독을 들이는 선진국들의 투자가 러시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일 30여년 만에 정권 교체에 성공한 ‘이누이트 아타카티기이트(IA)’당은 경제적으로 유리한 조건을 바탕으로 덴마크에서 완전히 분리·독립하는 시점을 앞당긴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그린란드가 북극권 개발에 적극 뛰어드는 데는 위험요소가 적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천연 자원 개발과 동시에 따라오는 환경 파괴 문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전문가들은 석유, 가스 수출 등으로 얻는 ‘오일 머니’가 급격히 사회로 유입될 경우, 빈부 격차, 국민들의 교육 수준 저하, 알코올 중독 등 고질적 문제들이 더 악화될 위험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비즈니스위크는 최근 북극 자원 전쟁과 관련, “그린란드가 독립을 앞당긴다는 명분으로 환경을 파괴한다면 그 대가는 엄청날 것”이라며 “그린란드가 본격적으로 자원 경쟁에 뛰어들기까지는 시간이 다소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심은정기자 fearless@ 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