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 대우건설 포기 발표 이후>인수 후보기업들 “아직은…”

금호아시아나가 3년 만에 대우건설을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 내놓았지만 유력 인수대상으로 꼽히는 LG, 롯데, 포스코, 효성 등 대기업들이 모두 “현재로서는 인수 의사가 없다”고 밝혀 매각과정에 난항이 예상된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가 추진하는 공개 매각을 통해 대우건설을 인수할 수 있는 대기업으로는 LG를 비롯해 롯데, 포스코, 효성, 한화 등이 거론되고 있다. 대우건설 인수 1순위로 꼽히는 LG그룹은 건설업 진출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온 데다 최근 산업은행이 LG에 대우건설 인수 의향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수설에 더 힘이 실렸다.

하지만 LG 측은 현재 대우건설 인수가능성이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LG그룹 관계자는 이날 “대우건설 인수에 전혀 관심이 없고 검토하고 있지도 않다”며 “M&A를 하더라도 기존 주력 사업인 전자나 화학 관련 사업은 검토할 수 있지만 건설은 아니다”고 말했다.

자금 동원력이 막강한 롯데와 포스코도 유력 후보로 거론되지만 현재로서는 인수 의사가 없다는 입장이다. 롯데 측은 “내부적으로 관련 논의가 전혀 없었다”며 “대우건설은 덩어리가 5조~6조원 되는데 롯데라고 해도 큰 돈”이라며 부담스러워했다. 포스코 관계자도 “M&A와 관련해 다양한 검토를 하고 있지만 대우건설 인수와 관련해서는 구체적으로 검토된 바 없다”고 말했다.

효성도 그룹의 3대 주력 사업인 산업자재나 중공업, 섬유 등 핵심 사업분야가 아닌 건설 분야의 무리한 인수합병은 불가능하다는 반응이다. 2006년 금호아시아나가 대우건설을 인수할 당시 경쟁자였던 한화그룹 역시 “현재는 대우건설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3년 전 대우건설 인수에 뛰어들었던 두산그룹과 유진그룹, 프라임그룹 등도 현재는 인수여력이 없다는 평가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우건설 인수에는 최소 4조~5조원이 필요한데 경제위기 속에 대기업들의 자금사정도 여의치 않고 주택시장도 가라앉아 매각이 만만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남석·임정환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