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 디도스 사이버테러’ 이후…>“北주도 확정 어렵지만 정황증거는 충분”

이상호 세종연구소 안보연구실 연구위원은 13일 ‘7·7 디도스 사이버테러’대해 “북한이 공격 주체인지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정황증거는 상당히 많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1994년 영국 런던대 킹스칼리지에서 전략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사이버전 등 안보분야 전문가다.

―‘7·7 디도스 사이버테러’ 의도는.

“디도스 공격은 진짜 쉽게 할 수 있는 것이다. 해킹도 아니고, 혼란을 초래하려는 의도다. 일종의 사이버 심리전이다. 국내 정보기술(IT) 인프라, 보안전문가의 실력·대응능력을 살펴보는 것이기도 하고, 사이버전 무기개발 실험도 하는 다목적용으로 보인다.”

― 국가정보원은 북한을 배후 세력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북한이 했는지 여부는 알 수 없으며, 확증을 찾기도 쉽지 않다. 사이버전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기 때문에 누가 어디서 했는지 확인하기 어렵다. 제3국의 협조 없이는 찾기 쉽지 않을 것이다. 다만 한국·미국 양국의 주요기관을 공격한데다, 한나라당 등 보수단체를 노렸다는 점 등 간접 증거는 많다. 북한이 지난달말 이미 사이버 공격을 예고했다거나, 사용 수단이 한국어로 인코딩돼 있다는 점 등 10여가지 정황증거는 있다.”

― 만일 북한이 배후세력이라면 왜 공격했을까.

“국내 전문가들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도발 등이 우려된다고 한 지가 벌써 1년이 다 됐다. 북한이 군사적 도발을 미루는 이유는 지금은 권력이양 시기이기 때문이다. 후계구도 확정 과정에서 군사적 도발은 부담이 된다. 지금 후계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업적이고, 사이버 도발은 그 업적이 될 수 있다.”

신보영기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