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운동 대변화 예고> 탈퇴 가결땐 ‘IT산업연맹’ 와해될 수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17일 실시하고 있는 KT노동조합의 민노총 탈퇴 조합원 찬반투표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민노총 산하 정보기술(IT)산업연맹 최대 조직인 KT노조의 탈퇴가 가결될 경우에 입게 될 재정적·정치적 타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올들어 거대 노조의 잇따른 탈퇴 속에 하투(夏鬪)를 이끌 투쟁동력마저 상실한 마당에 ‘KT노조 탈퇴’라는 또다른 암초를 만나게 된 셈이다.

KT노조는 ‘정치투쟁을 떠나 조합원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겠다’며 이날 하루 상급단체 탈퇴를 두고 찬반투표를 벌이고 있다. IT산업연맹은 전체 조합원이 3만7000여명(노동부 추산)으로 이 가운데 3만여명이 KT노조원이다. 따라서 KT노조의 민노총 탈퇴가 가결되면 IT산업연맹 자체가 와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갈등의 성격은 다소 다르지만 금속노조 산하 현대자동차지부 정비위원회가 탈퇴를 거론하는 등 또다른 반발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현대차지부 정비위원회는 오는 10월부터 전국의 기업단위 지부가 없어지는 대신 지역 금속노조지부 지회로 편입되는 조직체계를 앞두고 노조 조직력이 훼손되지 않을 방안을 강구해 달라고 요청해왔다. 그러나 최근 대의원대회에서 기업지부 해소방안이 확정되지 않음에 따라 정비위는 금속노조에 내야 할 조합비를 내지 않기로 결의하는 한편 “탈퇴도 불사하겠다”는 태세다.

이처럼 거대 사업장인 KT노조의 탈퇴 움직임에다 금속노조 내부 갈등의 표출은 다른 민노총 소속 노조들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많다.

민노총은 이에 대해 “탈퇴가 결정된다 해도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며 “KT노조의 탈퇴를 결정하는 과정에 회사측의 부당한 압력이나 보수단체의 개입이 있다면 자주적 단결권을 막는 행위로 판단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양수기자 ysp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