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년만의 감사… 딱! 걸린 사르코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200여년 만에 실시된 엘리제궁 예산 회계 감사에서 예산을 개인 경비로 전용한 사실이 적발됐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16일 회계 감사 보고서가 공개되기 직전 문제가 된 1만4000유로(약 2500만원)를 정부에 상환했다.

엘리제궁에 대한 회계 감사는 18세기 루이 16세 때 이후 처음이다. 이번 감사는 사르코지 대통령이 취임 후 엘리제궁 예산의 투명성을 확보하겠다고 한 차원에서 이뤄졌다. 회계감사팀은 엘리제궁 예산 가운데 특히 식료품 구입과 대통령의 해외여행 경비 등에서 문제점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엘리제궁은 1969년 이후 40년 동안 한 식료품 공급업자와만 거래를 하고 있다. 감사팀은 엘리제궁이 경쟁입찰을 통해 더 나은 조건의 계약을 따내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개인 여행을 떠날 때 전용기가 아닌 일반 여객기를 이용해 여행 경비 지출에도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팀은 대통령은 반드시 전용기를 이용해 여행을 해야 하고, 일반 여객기 사용으로 청구받은 돈을 정부에 상환하라고 권고했다.

이 밖에 경쟁 입찰 절차를 거치지 않고 여론조사 기관과 150만유로(약 26억7700만원)에 달하는 수의 계약을 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또 전국 3개 대통령 관저의 유지, 관리 경비가 과다하게 지출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감사팀은 밝혔다.

필리프 세갱 감사팀장은 로이터통신을 통해 “이번 감사로 엘리제궁 예산의 투명성 확보에 큰 진전을 거뒀지만,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심은정기자 fearles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