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법’ 오늘이 분수령>한나라 ‘명분쌓기’ vs 민주 ‘총력 저지’

미디어관련법을 놓고 대치중인 여야의 국회 본회의장 동시점거 사태가 6일째에 접어든 가운데 여야 원내대표가 20일 비공개 회동을 갖고 막판 협상에 나섰다.

한나라당은 이번 협상이 사실상 마지막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인데다 민주당도 한나라당의 협상 의지에 의구심을 갖고 있어 미디어관련법을 둘러싼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이날 오전 9시에 각각 의원총회를 갖고 미디어관련법 ‘통과’와 ‘저지’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는 등 직권상정을 염두에 둔 ‘명분쌓기’에 들어간 모양새여서 물리적 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나라당은 일단 20일까지 협상 테이블에 나가지만 민주당이 ‘시간끌기’에 나선다면 더이상 협상의 여지가 없다는 분위기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에 앞서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20일 직권상정을 희망했지만 민주당에서 한나라당이 제시한 물밑협상안에 대한 대답을 오늘 한다기에 (직권상정을)미룬 것”이라며 “오늘 (민주당)안을 보고 진정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협상 종료 선언과 함께 한나라당 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안 원내대표는 또 의총에서 “24일까지 본회의 소집을 요구해 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당분간 상임위는 일절 열지 말아달라”며 민주당과의 협상이 결렬될 경우 곧바로 직권상정 카드를 꺼낼 수 있음을 시사했다.

민주당도 협상 전망에 회의적이긴 마찬가지다. 우제창 원내대변인은 “오늘 협상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발언으로 미뤄진 것일 뿐 한나라당의 생각이 달라질 것 같지 않다”며 타협점을 찾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미디어법을 둘러싼 여야의 기싸움도 계속됐다. 이날 오전까지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치하던 한나라당 의원 30여명과 민주당 의원 20여명은 의총이 시작되자 하나 둘씩 본회의장을 빠져 나갔지만 한나라당과 민주당 의원 각각 3명씩 본회의장을 지켜 대치상황을 풀지 않았다.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가 이날 오전 단식중인 정세균 민주당 대표를 방문해 “여야 대화가 오가고 있으니 단식을 중단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지만 정 대표는 “다수 여당인 한나라당이 관용을 베풀어 잘 해결되도록 해달라”며 즉답을 피했다.

김백기기자 bki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