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정 공익위案 노·사 모두 반발>복수노조·전임자 임금 ‘새 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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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법(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 표류하고 있는 가운데 13년간 시행이 유예됐던 복수노조와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문제가 올해 노사관계의 또 다른 ‘뇌관’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지난 1997년 제정된 노조법은 복수노조 허용을 명시했으나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와 마찬가지로 2001년, 2006년, 2009년까지 3차례 유예된 끝에 내년 1월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 문제를 놓고 노사정위원회가 지난해 논의를 시작했지만 정부와 재계, 노동계의 입장차가 워낙 커서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노사정간의 시각차를 좁히지 못한 상태에서 현재 정부의 로드맵대로 법 개정안을 밀어붙일 경우 ‘제2의 비정규직법 사태’와 같은 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현재 복수노조 문제와 관련해선 3자간에 모두 허용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가장 큰 이견을 보이고 있는 부분은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조항. 노동계에 따르면 한국의 노조 조직 체계가 기업별 노조를 중심으로 형성돼 있는 상황에서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는 노조 활동에 치명적 타격을 가하게 된다. 이 방안이 제도화되면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 노조의 전임자 규모에 적지 않은 제약을 받게 된다.

이 때문에 노동계는 노조 재정자립도가 극도로 취약한 상황에서 중소기업 노조는 존립 자체를 위협받기 때문에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문제는 노사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노동계 인사는 “국제노동기구(ILO)가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는 입법적 관여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관련 법 조항을 폐지할 것을 권고했다”며 “이 조항을 존치하겠다는 것은 국제노동 기준에 어긋나기 때문에 정부가 관련 조항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사용자측은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을 금지한 현행 법을 그대로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노조 전임자 임금은 노조 스스로 부담해야 한다는 얘기다.

한편 노사정위는 20일 확정된 공익위원의 의견을 차관급 상무위원회나 장관급 본회의에 전달할 계획이다.

박양수기자 ysp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