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살상무기급 사제총·새총 공격받은 ‘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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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평택시 칠괴동 쌍용자동차에서 농성 근로자와 경찰이 공방을 거듭하던 21일 오후 4시쯤. 기자의 취재용 승용차 운전석 앞유리가 공장쪽에서 날라온 물질에 의해 산산조각(사진)이 났다. 차 안을 살펴 보니 500원짜리 동전 크기의 너트가 나뒹굴고 있었다. 도장공장에서 농성 근로자들이 대형 새총으로 무차별적으로 쏜 ‘총알’이었다.

기자의 차량은 도장공장 옥상에서 300여m 떨어진 곳에 주차돼 있었다. 직접 머리나 신체 부위를 맞았더라면…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자 절로 몸서리가 쳐졌다.

61일째 옥쇄파업을 진압하기 위한 공장내 경찰진입 이틀째인 21일 오후 4시쯤 쌍용자동차의 화약고로 불리는 도정 2공장의 진입로 앞에서는 경찰과 노조원들의 벼랑끝 대치가 거듭되고 있었다.

노조원들의 대형 새총 발사와 사제대포, 화염병 투척에 맞서 경찰이 헬기로 도장공장 옥상을 향해 다량의 최루액을 물폭탄식으로 뿌려 쌍용차 평택공장은 하루종일 아수라장인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농성 근로자들은 경찰의 최루액 살포 직후 “공장이 불바다가 될 수 있다. 가족대책위는 당분간 공장 앞에 나오지 말라”고 방송했다. 노조원들이 발사한 볼트와 너트는 공장 정문에 몰려 있는 취재진의 머리 위로 쉴 새 없이 날아다녔다.

입간판과 벽, 컨테이너 등을 때릴 때마다 굉음이 거듭됐다. 이날 하루 사이에 노조원들이 쏜 너트·볼트 새총에 맞아 경찰관 3명과 사측 직원 1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노사간 대화를 통한 타협이 네탓 공방으로 실종된 가운데 노조의 폭력 대응 수위가 도를 넘어섰다. 박살난 차 유리창으로 스며드는 매캐한 냄새와 파국으로 향하는 쌍용차의 상황이 답답하다.

김형운 전국부기자 hw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