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다이내믹 통신한국’으로>통신료, 자율에 맡기니 더 내리더라

가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통신요금 인하 효과는 정부가 일률적으로 주도하는 것보다 시장자율경쟁에 맡겼을 때가 상대적으로 더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2007년말 이전만 해도 이동통신 요금 인하는 정부 주도로 연간 1회씩 낮추는 방식으로 진행됨에 따라 요금경쟁 유발요인이 매우 약화돼 있었다. 분위기가 달라진 것은 2007년말 정부가 시장자율경쟁을 통해 요금인하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선회하면서부터였다.

정부는 첫 신호탄으로 2002년 유효경쟁 강화 차원에서 폐지했던 망내할인요금제를 2007년 10월 전면 허용했다. 시장자율경쟁을 통한 요금인하 효과는 컸다.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SKT)의 경우 지난 한 해 동안 망내할인 등 각종 요금경쟁을 통해 연간 5000억원을 웃도는 요금인하 할인혜택을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예전처럼 정부가 기본료 1000원을 인하하도록 했다면 SKT의 요금인하 규모는 2700여억원(2008년말 가입자 2303만명 기준)에 그쳤을 것이다.

올 1분기(1∼3월)만 해도 SKT는 망내할인·가족할인·약정할인 등의 다양한 상품을 판매, 2354억원의 요금절감 혜택을 제공한 것으로 자체 분석했다. 이통업계는 이통 3사가 올 한 해 요금경쟁을 통해 모두 2조여억원에 달하는 요금절감 혜택을 제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단순히 기본료를 일괄적으로 낮추는 방식보다는 사용자 자신의 통화 패턴에 따라 각종 요금할인 혜택을 받는 것이 체감 인하 효과가 더 크다”며 “정부 주도의 일률적인 요금인하 정책으로 다시 돌아가면 자율적인 요금인하 경쟁 열기가 급격히 식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시장자율경쟁을 통해 요금인하 혜택을 받기 어려운 사회적 취약계층에 대한 요금할인 지원 등은 정부 주도로 진행될 필요가 있다.

이관범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