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실험 탐지 ‘컨트롤타워’가 없다

북핵 실험에 따른 인공지진 발생시 이를 탐지할 유관부처와 기관이 12개로 흩어져 있는 등 ‘컨트롤타워’기능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1차 북핵실험이 있었던 2006년 10월9일 이후 아직도 위기대응 실무 매뉴얼이 개정되지 않은 데다 인공지진 관련 공동연구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핵실험에서 가장 중요한 발파 에너지 추정 시스템 개발도 지연되는 등 북핵 실험에 대한 체계적 대응이 한참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2일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김정훈(한나라당)의원이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대한 국정감사에 앞서 공개한 북핵실험 탐지 현황에 따르면, 정부내 인공지진 관련 유관부처는 교육과학기술부, 국가위기상황센터, 국가정보원, 외교통상부, 국방부, 통일부 등 6개에 달한다.

또 핵실험 탐지 실무기관도 기상청,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 한국원자력연구원 등 6개이다. 유관부처와 기관이 이처럼 흩어져 있고, 주무 부서도 명확지 않다.

현재 북핵 실험시 비상 대응체계는 1차 북핵실험이후 만든 매뉴얼로, 아직도 개정작업중인 매뉴얼이 제시되지 않은 상태다. 지질자원연구원의 경우 인공지진을 감지할 때 타 부처 소속인 기상청에는 실시간 전파 보고하도록 돼 있으나 정작 주무부처인 지식경제부는 상황보고조차 받지 못하는 구조로 짜여 있다.

북핵실험 탐지를 위한 유관부처 공동의 인공지진 관련 연구 수행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함경북도 길주군 만탑산 인근에서 이뤄진 지난 1차 북핵실험때 지질연구원은 함경북도 화대군 화대리를 꼽았으며, 국정원은 화대군 무수단리를 제시했다가 6시간뒤 김책시 상평리로 번복하는 등 정확한 장소를 찾지 못해 혼선과 함께 정보력 부재를 노출한 바 있다.

아울러 지진의 규모단위인 매그니튜드 2이하인 미소(微小)지진의 경우 지진과 발파 식별의 정확도가 떨어지고, 발파 에너지 추정 개발도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포괄적 핵실험 금지조약기구인 국제관측망으로, 한·미가 공동운영중인 강원 원주 핵실험탐지망(KSRS)관측망의 한국 이관도 답보상태이다.

김 의원은 “정부부처내에 핵실험 탐지관련 업무를 총괄 지휘감독할 체계부터 조속히 갖추고 인공지진 실험탐지와 관련된 기술 자립화를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민종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