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우주에 정말 우리뿐일까 ?… 외계에서 온 전파를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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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21m 망원경 울산대학교 전파천문대에 설치된 지름 21m의 전파망원경이 우주에서 전해 오는 전파를 수신하고 있다. 서울과 제주에 설치된 전파망원경을 함께 운용해 수백㎞ 지름의 안테나를 지닌 전파망원경의 효과를 낼 수 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기자에게 ‘찍힌’ UFO 1995년 9월4일 경기 가평에서 촬영돼 문화일보 1면에 실린 UFO 사진. 당시 프랑스 국립항공우주국(CNES)에 의뢰한 결과 사진에 찍힌 UFO의 속도는 초속 108㎞로 추정되며 비행체 크기는 450m, 고도는 3500m로 밝혀졌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24시간 관측 시험가동 중인 연세대학교 전파천문대 관측실. 전파망원경을 통해 우주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전파를 24시간 관측한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우주 전파 분석 국립과천과학관 이강환 박사가 전파망원경을 통해 우주에서 수신된 전파를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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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수많은 별에는 누가 살고 있을까?’ 밤하늘에 무수한 별들을 보면 늘 떠오르는 생각이다. 그러던 중 우연한 기회에 1997년 제작된 ‘콘택트’라는 영화를 봤다. 외계생명체가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는 천문학자 엘리 애로웨이(조디 포스터) 박사는 외계에서 지구로 날아든 전파를 대형 안테나로 잡아내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한다.

‘허황한 연구’ ‘세금 낭비’라는 온갖 비난이 그를 괴롭히지만 결국 애로웨이 박사는 직녀성에서 온 전파를 포착하고 여기서 뽑아낸 설계도로 지구와 외계를 순식간에 오갈 수 있는 운송 장치를 만든다는 내용이다.
좀 황당한 얘기처럼 들리지만 외계생명체가 쏜 전파를 잡아내려는 연구는 이 영화가 나오기 훨씬 전인 1959년부터 활발히 진행돼 왔다.
‘지적 외계생명체 탐사계획(SETI)’이 그것이다.

SETI(Search for Extraterrestrial Intelligence)는 말 그대로 외계생명체를 찾는 프로젝트다.

우리나라에서도 올해 한국천문연구원과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가 공동으로 외계생명체 탐색 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서게 됐다. 특히 올해는 유엔이 정한 ‘세계천문의 해’로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천제망원경을 발명한 지 400주년 되는 해이자 달의 존재를 확인한 아폴로 우주선 발사 40주년이기도 하다. ‘SETI 코리아’로 불리는 한국판 외계인 탐사계획은 비록 외국보다 수십 년 늦게 시작됐지만 IT 강국인 우리의 장점을 활용해 외계 어딘가에 있을 지적생명체의 신호를 찾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서울, 울산, 제주에 삼각형으로 배치한 지름 21m 전파망원경을 동시에 활용하면 남한 대부분을 뒤덮는 초대형 망원경을 설치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SETI 코리아 조직위원회의 사무국장인 연세대 이명현 박사는 우리나라 3곳에 설치한 전파망원경이 비록 지름 300m의 세계 최대 아레시보 전파망원경의 15분의 1 수준이지만 효과면에서 훨씬 앞설 수 있다고 장담한다.

“한국이 독자적인 SETI를 구상할 수 있게 된 것은 외계에서 쏟아지는 데이터를 분석하는 ‘그리드 컴퓨팅’의 구축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리드 컴퓨팅이란 PC를 서로 연결해 슈퍼컴퓨터 이상의 성능을 내는 시스템이다. 한마디로 우주를 스캔한 데이터를 누리꾼들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전파망원경이 모은 막대한 분량의 데이터는 슈퍼컴퓨터 여러 대로도 감당하기 어렵다. 따라서 누리꾼들이 가진 PC를 거미줄처럼 연결한 ‘그리드 컴퓨팅’을 반드시 구축해야 한다. 여기서 대한민국 각지에 깔린 초고속 인터넷망이 핵심적인 인프라다.

누리꾼들은 SETI 코리아 홈페이지(astronomy2009.kr/setikorea)에 접속한 뒤 클릭 몇 번만으로 이 같은 연결용 프로그램을 내려받을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을 자신의 PC에서 작동시키면 PC의 여유 성능을 이용해 외계에서 수집된 자료를 자동으로 분석할 수 있게 된다. 혹시 아는가, 어느 날 ET가 보낸 신호가 당신의 노트북을 두드릴지….

지난 1995년 경기 가평 상공에서 세계적으로 공인된 UFO 사진을 포착했던 기자는 그 이후 가끔 하늘을 바라보는 버릇이 생겼다. 전기불빛이 적은 오지로 출장을 가게 되면 밤하늘의 별을 하염없이 올려다본다. 밤하늘을 수놓은 아름다운 은하수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가 속한 태양계 1000억개가 모여 만들어진 작품이고 이 우주에는 또 다른 1000억개의 은하계가 존재한다고 한다. 그러니 태양계의 한 점인 지구에 사는 우리가 어찌 이 광활한 우주에 “오직 우리뿐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사진·글 = 김선규기자 ufo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