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반대파 설득 할 시간 필요”

론 커크 미 무역 대표부 대표의 5일 연설은 이달 하순 예정된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양국 경제인들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커크 대표는 전례없이 다양한 표현으로 한·미 경제교류의 중요성과 FTA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커크 대표는 미 정부도 지금 한·미 FTA의 체결을 위해 모든 것을 다하고 있으며, 미국 내부의 반대파들을 설득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커크 대표는 미 자동차 산업을 직접 거론하며, 이들이 우려를 불식하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시간이 필요했다고 지적했다. 커크 대표는 그러면서 FTA에 대한 미 정부의 의지는 확고하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이날 커크 대표의 연설회장에는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직접 참석하는 등 100여명이 모여 성황을 이뤘다. 커크 대표가 그동안 한·미 FTA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해온 만큼, 미 정부의 태도변화를 볼수 있는 자리로 인식됐다. 미 정부는 그동안 미국내 이해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는 등 한·미 FTA에 대한 정지작업에 주력해왔다. 미 정부의 기본입장은 이날 커크 대표가 언급한 대로 시간끌기였다. 커크 대표는 한·EU FTA도 거론하면서 한·미 FTA의 중요성을 충분히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이날 커크 대표의 연설은 한·미 FTA의 중요성을 이해하지만, 미국내 반대파들을 설득하는 데 시간이 필요했으며, 이제 조금씩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커크 대표는 한·미 FTA의 민감성을 고려, 연설을 마친 뒤 질의응답도 없이 연단을 내려갔다. 공식적인 연설문 외에 더이상 할 수 있는 말이 없다는 표시다.

워싱턴=천영식특파원 kkach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