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다이제스트>“육아 상식 ?… 당신은 잘못 알고있다”

  • 문화일보
  • 입력 2009-11-28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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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당신이 해온 자녀 양육방식은 틀렸다.” 이런 이야기를 듣는다면 당신 마음은 어떻겠는가.

미국의 저널리스트이자 자녀 양육과 관련된 책 여러 권을 저술한 두 저자는 참으로 사람들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 우리들이 흔히 알고 있는 자녀 양육 방법들 중 상당수가 옳지 않다고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그것도 단순하게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지난 10년간 전세계에서 이뤄진 다양한 과학적 실험과 연구 결과를 광범위하게 끌어모아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그래서 책 제목도 ‘쇼크’이다.

예를 들어 칭찬에 대한 부분을 살펴보자. 칭찬에 관해 이제까지 우리가 알고 있고 믿어온 ‘진실’은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컬럼비아대 심리학자 캐럴 드웩박사와 연구진이 10년간 뉴욕의 스무 군데 학교 학생들을 상대로 칭찬의 효과를 연구한 결과, 기존의 상식과 조금 다른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오랫동안 똑똑하다고 칭찬을 들어온 아이들의 성취도가 갈수록 낮아졌다는 것이다.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칭찬은 아이들이 실패나 고난을 당할 때 역작용해 아이들로 하여금 곤란한 상황을 회피하게 만들었고, 칭찬을 통한 부모의 섣부른 개입은 아이들에게서 문제해결능력을 빼앗아 갔다고 한다. 칭찬보다는 부모가 노력을 강조한 경우 아이들은 자기 삶을 스스로 통제하려는 경향을 강하게 보였다고 한다. 게다가 아이들은 칭찬의 내용과 진정성을 귀신같이 알아채기 때문에 내용이 없는 광범위한 칭찬은 아이들에게 아무런 감동도 자극도 주지 못한다고 한다. 따라서 칭찬을 할 때는 구체적이고, 정확하게 칭찬하라고 저자들은 조언한다.

또 다른 양육쇼크는 영재 검사의 문제이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도 아이가 어릴 때 영재 여부를 판별해 이에 걸맞은 교육을 해줘야 한다는 신념이 광범위하게 유포되고 있다.

하지만 저자들은 여러 과학적 연구 결과를 인용해 이 역시 진실이 아니라고 분석한다. 한 연구팀이 영재로 선별된 100명의 유치원생을 추적조사했더니, 초등학교 3학년이 되어 여전히 영재 범위에 있는 아이들은 27명에 불과했다고 한다. 따라서 이들은 영재 판명은 적어도 11세 이후에 이뤄져야 한다고 결론내린다.

이와 함께 많은 엄마들이 자식과의 싸움은 파괴적인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많은 딸들은 싸움이 엄마와의 관계를 강화시킨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부모들은 아이들의 거짓말이 무조건 나쁘다고 생각하지만 거짓말이 때로는 아이들로 하여금 자신의 힘과 통제력을 향상시키기도 한다고 한다. 부모들이 아이를 키우면서 만나는 다양한 상황과 문제에 대해 기존상식과는 다른 시선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렇게 책은 우리가 익히 알던 육아 상식을 끊임없이 흔들어댄다. 하지만 이는 사람들을 단순히 혼란에 빠트리기 위한 것은 아니다. 하나의 거대한 우주와 같은 아이들을 기존의 잣대, 부모들의 통념으로 섣부르게 재단하지 말고, 깊이있고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며 가능한 폭넓고 정확하게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최현미기자 ch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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