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욱 프로의 루어낚시 초대>신소재로 거듭나는 러버지그

어느 스포츠나 마찬가지로 낚시도 신소재의 등장과 함께 기법도 발전하는 경향을 보여 왔다. 카본 낚싯대의 등장은 그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예전의 유리섬유 소재를 완전히 뛰어넘는 가벼움과 고감도는 전세계 낚시인들을 매료시키기 충분했다. 줄, 대, 바늘과 함께 낚시의 필수 구성요소로 꼭 들어가는 추가 있다.

루어 낚시에서는 추를 ‘싱커’라는 명칭으로 통한다. 전통적인 싱커의 소재인 납의 위상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 환경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예전보다 커진 요즘에는 납추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사실 납만큼 좋은 소재도 없다. 우선 값이 싼 편이고 가공이 쉽다. 반환경적인 납을 대신할 소재로 황동이나 철, 세라믹 같은 소재들이 거론되었지만 모두가 납보다 비중이 낮아 대체소재로 별로 인기를 모으지는 못했다. 거기다 비싸기까지 하니 대중적인 호응은 멀어 보인다.

그런데 텅스텐만큼은 이야기가 다르게 전개되고 있다. 납은 무르고 낮은 온도에서도 쉽게 녹아서 성형하기가 쉬운 편이지만 텅스텐은 가공이 쉽지 않다. 이런 특성 때문에 만만찮은 가격대가 형성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텅스텐 소재가 주목받을 수 있는 것은 기존 소재가 흉내낼 수 없는 독특한 특성 때문이다. 우선 경도가 높다. 한 마디로 단단하다는 말이다. 무른 특성을 지닌 납에 비해 단단하기 때문에 추로 사용하면 바닥에 닿는 느낌이 더욱 생생하게 전달된다. 많이 늘어나는 특성의 나일론 줄보다 덜 늘어나는 플로로카본 줄이 감도가 좋은 이유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겠다. 거기다 같은 무게라면 부피가 작아서 공기나 물의 저항이 적다. 비거리나 낙하속도가 향상되는 것이다.

텅스텐의 활용용도로는 우선 웜채비용 싱커가 대표적이다. 앞서 설명한 대로 부피는 작고 경도는 높아서 보다 높은 감도로 바닥을 세밀하게 느끼게 된다. 배스가 붙기 좋아하는 자갈이나 돌로 이루어진 하드바텀을 찾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 이와 비슷한 용도로 러버지그에도 응용이 가능하다. 피나의 ‘T범프’나 ‘T스루’ 같은 러버지그라면 텅스텐 소재로 바닥을 읽는 데 한결 유리해진다. T스루 같은 장애물 돌파용 러버지그라면 헤드의 부피가 작아져 장애물을 뚫고 나오는 데 한결 유리해지는 것은 당연하다.

텅스텐의 또 하나 용처를 꼽는다면 플러그의 웨이트시스템이다. 평상시엔 플러그의 중간에 머물던 웨이트가 캐스팅으로 비행하게 되면 최후방으로 위치가 바뀌는 중심이동시스템에서 좁은 지점으로 중심을 응축시켜서 비거리 상승효과를 높이는 데 크게 작용하게 된다.

김 욱 경기대 스포츠피싱 강사, 김욱의 루어낚시교실 운영자, 시마노 인스트럭터, 썬라인 필드테스터, 피나 필드 스태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