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선거의 해’ 국제정세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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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지구촌은 선거 열풍으로 뜨거울 것으로 전망된다. 대륙별로 주요 국가들의 대통령 선거 및 총선 등이 예정돼 있다. 특히 올해 선거는 자국 정치 변화 및 국제 정세 흐름에 영향을 미칠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여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 미국, 일본 중간 시험대 = 미국에서는 11월 하원 의원 전부와 상원 의원의 3분의 1을 각각 뽑는 중간 선거가 열린다. 의료보험 개혁, 아프가니스탄 증파, 구제금융 등 굵직한 현안들을 처리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 대한 중간 평가다. 상원에서 민주당이 필리버스터(의사진행방해)를 막을 수 있는 60석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7월로 예정된 일본 참의원 선거도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내각의 시험대가 된다. 민주당은 지난해 9월 중의원 선거에서 54년 만에 정권 교체에 성공했으나 정치자금 스캔들, 대미 관계 악화, 경기 침체 등으로 내각 지지율이 석달 만에 71%에서 48%로 떨어졌다.

◆ 영국 브라질 정권 교체 = 영국 노동당과 보수당은 4일부터 5월로 예정된 총선 선거 운동에 돌입했다. 여론 조사에서는 14년 만에 정권 교체를 노리는 보수당이 9~10% 차이로 앞서고 있다. 그러나 압도적인 지지를 얻지 못하고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할 경우 자유민주당과의 연정이 불가피하다. 노동당의 40대 젊은 기수 데이비드 캐머런 당수는 과감한 재정 적자 감소 등을 요구하며 경기 침체와 의원 수당 스캔들 등으로 인기를 잃고 있는 고든 브라운 총리의 노동당을 압박하고 있다. 10월 브라질 대선도 관심사다.

◆ 동유럽에 부는 포퓰리즘과 민족주의 = 1989년 체제를 전환한 동유럽 국가 및 발틱 국가들의 선거가 경제 위기와 정치 혼란 속에서 잇달아 치러진다. 높은 실업률, 경기 침체, 외국인 혐오 분위기 등으로 선거를 틈타 포퓰리스트와 민족주의자들이 득세할 가능성이 높다. 다수 의원이 집권당에서 탈퇴한 리투아니아에서는 포퓰리스트들이 중도 우파들과 영합하고, 외국인 혐오 운동을 이끌고 있는 헝가리의 ‘Better Hungary’ 당이 제3정당으로 의회에 입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 미얀마 20년 만의 선거 = 미얀마가 1990년 이후 처음으로 올해 총선을 실시한다고 미얀마 군정 최고지도자인 탄 슈웨 장군이 4일 밝혔다. 정확한 총선 일자는 발표되지 않았다. 민주화 운동 지도자인 아웅산 수치 여사가 여전히 가택 연금 중인 가운데 제대로 된 선거가 치러질 수 있을지 우려가 적지 않다.

심은정기자 fearles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