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세종시’ 발표이후>“정치서 대화는 선택 아닌 의무… 상대 싫어도 만나야”

세종시 수정안에 대해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분명한 반대 입장을 밝히자 당내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간의 만남과 소통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박 전 대표가 12일 이 대통령과의 만남에 대해 부정적인 뜻을 밝힌 뒤에도 당내 지도부와 중진들은 이·박 대화를 강조했다.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는 13일 오전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대한민국과 한나라당은 세종시라는 숙제를 얼마나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지를 놓고 민주주의의 시험대에 올랐다”며 “세종시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소통과 대화가 필요한데 그중에서도 우리끼리(한나라당)는 정말 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당내에서 다양한 의견이 표출되는 것은 당연하지만 의견이 다르다고 집밖에서 서로의 가슴에 상처를 주고 국민의 가슴에 옹이를 남겨선 안 된다”며 “정치에서 대화는 선택이 아닌 의무이고 정치인으로 계속 있으려면 상대를 만나기 싫어도 만나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야당과도 대화를 해야 하지만 당내 대화가 절실하다”며 “이 대통령과 총리, 모든 당원에 이르기까지 마음을 열고 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약속대로 세종시 추진을 주장하고 있는 박근혜 전 대표의 입장에 대해 “공당으로서 과거의 약속과 신뢰도 생각해야 하나 미래의 국익도 함께 고려해야 해 냉정하고 차분하게 이성적인 접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친이(친이명박)계 장광근 사무총장은 “당내 여러 기류와 외부 갈등 요소를 어떻게 수습하고 해결할지 정 대표가 정확하고 합리적으로 말했다”며 “세종시 수정안은 지역감정을 볼모로 한 과거의 국가운영전략을 미래형으로 전환하기 위한 것으로 이제 집안 다툼은 잠시 접고 역사의 길로 함께 뛰쳐나가자”고 제안했다.

친박(친박근혜)계 중진인 이경재 의원도 “지방선거 승리와 이명박 정부 성공을 위해서는 당화만사성해야 한다”며 “어느 한쪽이 매국노라는 식으로 내용과 상관 없는 인격적 문제를 갖고 공격하는 것은 당을 위기로 빠트리고 사태를 악화시키기 때문에 (소통을 강조하는) 정 대표의 가이드라인은 좋은 의견”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날 오후 ‘충청권의 맹주’였던 김종필(JP) 전 자민련 총재를 방문하는 데 이어 14일 충남국정보고대회에 참석하는 등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여론작업에 나섰다.

당내에서는 무엇보다 세종시 수정을 둘러싸고 양대 계파로 쪼개진 여권을 통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를 포함한 여권 전체의 소통과 대화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정두언 의원은 “이제는 야당과의 싸움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 소장파 의원은 “세종시 문제는 여당과 야당의 충돌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여당내에서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 친이(친이명박)와 친박(친박근혜)계가 충돌하는 양상부터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석만기자 sa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