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번의 기적’ 생존자 1명 극적 구조

아이티 지진 발생 2주째를 맞은 26일 또 한 명의 생존자가 극적으로 구조됐다.

CNN·AFP 등에 따르면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잔해 제거작업을 벌이던 미군 82공수사단이 잔해더미 속에 깔려있던 리코트 듀프레빌(31)을 극적으로 구조했다. 듀프레빌은 다리가 부러진 채 발견됐으나 생명에는 별 다른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듀프레빌은 깔려있는 동안 물을 섭취할 수 있는 여건이었다고 군 관계자들이 전했다. 듀프레빌은 강진이 발생한 지 이틀뒤인 지난 14일 발생한 여진때 매몰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진 현장에서는 현재까지 133명의 생존자가 구조됐다.

포르토프랭스에서는 이날도 2차례에 걸쳐 규모 4.4 수준의 여진이 발생했다. 규모는 크지 않아 별다른 피해상황은 아직 보고되지 않고 있지만, 시민들은 극도의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한 시민은 “지진에 대해 도저히 익숙해지지 않는다. 각각의 여진에 대해 사람들은 공포감과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시민들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침대 밑에서 잠을 청하고 있으며, 현금 인출기들과 각 지역 이민국 사무소 앞에는 사람들의 행렬이 길게 늘어서 있다. 상당수 시민들은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수 천명의 주민들을 임시 캠프에서 새로운 대피소로 이주시키려는 정부의 계획에 반발하고 있으며, 각국의 기부금이 부패한 관리들 주머니로 흘러들어 갈 것이란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빈민촌인 시테 솔레이유 경찰서 정문에는 구호품을 받으려는 주민 수 천명이 몰려들면서 이들을 한 명씩 건물 안으로 집어넣으려는 경찰들과 충돌이 빚어졌다.

미국 여당인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를 맡고 있는 스테니 호이어는 미국정부가 당분간 아이티에 대한 이민 비자규정을 완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도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아이티 부채를 탕감해주는 방안을 지지한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뛰어난 조종사로 알려진 미국배우 존 트라볼타가 6t 분량의 구호품을 싣고 직접 자가용 비행기를 몰고 포르토프랭스에 도착했다. 비행기에는 부인 켈리 프레스턴과 의료진, 트라볼타가 다니는 사이언톨로지 교회 소속 목사들이 함께 탔다.

한편 한국 구조대의 방역 활동이 현지 주민은 물론 세계 각국 취재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중앙 119구조대 대원 4명은 살충 분무기 장치가 장착된 0.8t 흰색 차량과 안내 차량 2대에 나눠 타고 방역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도심 한복판인 대통령궁 주변과 난민촌에서 흰색 연기를 자욱이 내뿜는 이 방역차에 주민뿐 아니라 각국 취재진의 관심이 쏠렸다.

양성욱기자 feelgood@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