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빠른” 루지 코스 한국선수는 안전한가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개막식을 앞두고 축제분위기에 빠져야 할 캐나다 밴쿠버가 흉흉하다.

올림픽 개막식이 열리기도 전에 그루지야의 루지 남자 싱글 대표 노다르 쿠마리타시빌리(21)가 13일(한국시간) 훈련을 도중 썰매에서 몸이 튕겨져 나와 쇠로 이루어진 레인기둥에 부딪힌 뒤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노드라 쿠마리타시빌리는 훈련 도중 마지막 급 커브인 16번 코스에서 균형을 잃었고 그의 썰매는 레인 벽을 타고 미끄러지다 피니시라인 근처에서 쇠기둥에 부딪혀 전복됐다. 사망한 노드라 쿠마리타시빌리는 이번 시즌 5번의 월드컵을 치러냈고 세계랭킹 44위에 올라있는 선수다.

의료진은 피를 흘리며 트랙 안에 쓰러진 노드라 쿠마리타시빌리를 소생시키려 응급치료를 한 뒤 휘슬러의 트라우마 센터 병원으로 후송했지만 끝내 사망했다.

남자 루지의 이날 나머지 훈련은 취소되었다. 밴쿠버 올림픽 조직위 관계자는 “경기하기에 충분히 안전한지” 조사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남자 루지 경기는 14일로 예정되어 있지만 변경될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문제는 올림픽 루지 경기가 열리는 휘슬러 슬라이딩 센터가 “너무 빨라” 올림픽 개막전부터 안전성 문제가 제기되어 왔다는 것이다. 휘슬러 슬라이딩센터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가 나오는 루지 코스로 약 155km 이상이 최고속도로 알려져 있다. 루지의 경우 썰매 구조자체가 사람의 몸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가 전무한 상태라 대회전 루지 관계자들로부터 엄청난 속도가 나오는 이 코스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말이 나왔다.

이날 노드라 쿠마리타시빌리가 사망하기전에도 많은 선수가 크고 작은 충돌 사고를 겪었다. 루마니아의 한 여자 선수도 훈련 도중 충돌로 병원으로 긴급 후송되었다. 공교롭게도 이 선수 역시 노드라 쿠마리타시빌리가 사고를 겪은 마지막 16번 코스에서 화를 당해 선수측은 “즉시 안전성 여부를 점검하라”는 요청을 하기도 했다.

사고 후 많은 루지 선수와 관계자들은 이번 대회 코스에 대한 심각성을 제기하고 있다. 호주의 한나 캠블 페기는 이날 밤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지금 심각성을 알기 위해 실험용 쥐를 트랙에 굴려보낸 것인가, 인체 모형을 가지고 충돌실험을 한 것인가. 이것은 우리의 목숨이 달린 것이다”라며 격분했다.

또한 관계자들은 “그루지아와 같은 작은 나라에 있는 선수들이 이토록 빠른 코스에 대해 충분히 훈련할 수 있었겠는가”라는 의문을 제기했다. 이는 한국에도 해당하는 문제. 한국에서는 강원도청의 이용이 이번 대회에서 와일드 카드로 출전하게 된다.

<노컷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