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인간이 되는 과정 쉬운 몸짓으로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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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현대무용의 본고장 미국 뉴욕으로 유학한 안은미(47·사진)씨는 뉴욕타임스로부터 ‘눈부신 상상력과 재치로 가득한 마술 같은 환상을 주는 무대’라는 평을 얻은 ‘별이 빛나는 밤’ 등으로 1998년 뉴욕예술재단상을 수상하며 세계 무대에 존재를 알렸다. 독특한 외모 탓에 도발적 춤사위의 ‘대머리 안무가’로 더 잘 알려진 그는 2003년 세계적인 무용가 독일 피나바우슈무용단에 의해 유럽 무대에 소개되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국제적 안무가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음악, 미술, 무용, 연극 등을 망라해 1명에게 수여하는 제1회 백남준아트센터 국제예술상을 타기도 했다. ‘심포카 프린세스 바리’에서 안무·연출·무용수로 1인3역을 한 안씨는 “독일 탈리아 극단의 연극 ‘신곡’을 보고 나도 긴 작품을 한번 해보고 싶었다”며 “현대 예술을 통해 인간 중심의 역사를 만들어보자는 희망에서 출발했다”고 작품 배경을 설명했다.안씨는 ‘저승편’에 대해 “대본을 쓴 공연예술계 원로 박용구 선생께서 ‘저승은 성욕, 식욕, 물욕이 없는 세계로 자기 치장만 있다’고 했다”며 “상대적인 욕구가 없이 비슷한 부류끼리 모여 살며 억겁의 수행을 통해 구지산에 도착, 비로소 다시 인간이 되는 과정을 알기 쉬운 몸짓으로 전달하려 했다”고 밝혔다.

“아이 같은 영혼이 돼야 비로소 어둠을 뚫고 나갈 수 있다”는 그는 “한국적 전통에 기초한 세계 보편의 움직임에 초점을 맞춰 풀어냈다”고 말했다. 안씨는 “전편과 차별화하는 것이 고민이었다”며 “관객들이 1시간30여분 동안 삶에 대한 성찰, 깊은 명상을 하는 의미있는 여행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승현기자 hye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