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큰 산 눈앞에…‘남북정상회담’ 물꼬트기 주목

이명박 대통령이 25일 취임 2주년을 맞는다. 집권 중반기 이후 과제는 산적해 있다. 세종시 수정 문제는 당면 최대현안이다. 개헌 및 선거구제·행정구역개편 등 정치개혁 문제는 6월 지방선거 이후 최대 이슈로 부상할 전망이다.4대강 살리기사업은 논란 끝에 첫 삽을 떴지만, 완료시점까지도 공방이 예상된다. 이 대통령이 연내개최 가능성을 언급한 남북정상회담의 조기 개최여부도 관심사다.


세종시 문제는 이명박 대통령이 집권 중반기 이후를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느냐 여부를 가르는 당면한 최대 현안이다. 정책 대결을 넘어 권력투쟁 요소가 복합적으로 얽히면서 정치갈등 양상으로 비화했다. 현재권력과 미래권력이 투쟁하는 한나라당내 계파갈등의 핵심 축으로 자리잡았고, 여야 간에도 전면적 대치가 불가피한 이중전선을 형성했다. 한치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이같은 정책·정치 두 측면에서의 갈등은 사실 시작부터 예측돼왔다. 이 대통령은 현재 야당의 거센 반발보다 ‘원안 고수’여론을 주도하는 박근혜 전 대표 벽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 대통령이 중대 결심을 내린 이후 문제해결 과정에서 충청 여론설득과 함께 친박(친박근혜)계와 형성된 갈등관리를 중시할 수밖에 없는 배경이기도 하다. 게다가 친박계는 차기 대권과 관련, ‘박근혜 고사작전’에 따라 세종시 이슈를 던졌다는 의구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지난해 9월 정운찬 총리 기용과 함께 주사위가 던져진 이후, 이 대통령은 줄곧 “어떤 정치적 사심도 없다”고 강조해왔으나 원하든, 원치 않든, 세종시 문제는 권력대결의 요소를 함축하는 상황이 돼버렸다.

청와대가 가급적 3월 중 어떤 식으로든 매듭짓겠다는 방침을 정한 것도 중반기 이후까지 영향을 미칠 폭발력을 감안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친박계와의 극적 타협, 야당과의 국회 협상 등 할 수 있는 데까지 다해본 뒤에야 최후의 승부수로 국민투표 카드를 꺼내들 수 있는지 판단가능하다. 또 국론분열의 폐해와 별개 차원에서 6월 지방선거, 7~8월 한나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서둘러 이를 매듭짓지 않을 경우 국정운영에 타격을 입을 우려도 크다. 대선을 2년반 가까이 남겨놓은 시점에서 차기구도를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것도 청와대의 숙제다. 세종시 수정 중도좌절이 몰고올 파장이 큰 만큼 청와대가 마련 중인 돌파전략이 어떻게 구체화할지 긴장된 순간이다.

김상협기자 jupit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