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태 검거 5일만에 자백>납치→성폭행→살해→시신유기… 반경 50m內서 모두 저질러

김길태의 자백에 따라 이양이 살해된 곳으로 알려진 장소는 인근 주민들 사이에서 ‘무당집’으로 불리던 곳이다.

무당집은 과거 무속인이 거주해 내부에는 불상과 위패 등이 남아 있는 이 집은 이양의 집에서 직선거리로 50여m 떨어진 곳이고, 이양의 시신이 발견된 물탱크로부터는 길을 따라 불과 39여m 떨어져 있다. 결국 김이 이양을 납치해 성폭행하고 살해해 유기하기까지에 이르는 모든 범행이 불과 반경 50m 이내에서, 도보로는 2~3분 거리 안에서 벌어진 셈이다.

무당집은 한 눈에 보기에도 인근 다가구주택들과는 구조가 다른 아파트형 연립주택이다. 2층으로 된 건물에는 각 층마다 3가구가 살고있고 독립된 현관문이 있는데다 골목이 내려다보는 집은 이 집과 2층의 빈 집 뿐이어서 김이 주민들의 눈에 띄지 않고 머물며 이양을 옮기기에도 적합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 건물에는 현재 1층과 2층에 각각 2가구만 거주하고 있고 김이 사용한 무당집은 1층의 빈 집이다. 무당집은 현재 비어있지만, 인근의 빈집들이 폐가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외부와 내부가 모두 양호한 상태다. 대문과 유리창 등이 온전히 남아 있어 외부 시선 차단할 수 있는데다가 사방이 인접한 아파트와 덕포여중의 높은 담으로 둘러쳐 있어 내부가 잘 보이지 않는다.

또 현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면 방 2개가 붙어 있어 안쪽에서는 소리가 잘 들리지 않을 뿐 아니라 방 안에는 가재도구를 비롯해 이불 등이 그대로 남아있어 김이 머물며 범행을 저지르기에 적합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은 14일 자백과정에서 사건 당일 숨진 이양을 전기메트 가방에 넣어 어깨에 들쳐메고 옆 집인 인근 폐가로 이동, 물탱크에 유기했다고 밝혔다. 인근에 아파트 보안등이 켜져 있지만 덕포여중의 높은 담벼락이 쳐진 좁은 골목길은 인근 주민들조차 다니길 무서워할 정도로 인적이 드문 곳이라고 주민들은 전했다.

부산 = 채현식기자 hscha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