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 ‘의문의 26일 밤’>“軍 ‘새떼오인 사격 주장’ 이해안된다”

해군 초계함(PCC) 천안함이 침몰한 26일 밤 인근에 있던 PCC 속초함이 백령도 상공에서 새떼를 오인해 사격을 가했다는 군 당국의 주장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전문가들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이번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천안함과 2함대사령부 간에 이뤄진 ‘통신일지’를 확인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게 일고 있다.

군 당국의 새떼 발언은 속초함 천안함 등 PCC는 대공레이더를 보유하지 못해 한밤중에 새떼를 식별할 정도의 대공 탐색능력이 전무하다는 기본적인 사실조차 무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합참의 새떼 관련 해명은 이번 사건과 관련, “군은 국민에게 한점 의혹없이 설명하라”는 이명박 대통령의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해군의 한 관계자는 30일 “한국형 호위함(FFK)과 구축함은 대공레이더를 탑재하고 있지만 PCC는 갖추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속초함과 천안함은 76㎜와 40㎜ 함포, 지대공미사일인 미스트랄, 어뢰발사관을 보유해 대잠수함전 및 대함전을 수행하는 것이 기본 임무다. 문제의 ‘새떼 발언’은 천안함 침몰 직후 인근에 있던 속초함에서 레이더로 미상의 물체(선박)를 포착하고 경고사격을 했다는 보도가 나온 직후에 나왔다.

이기식(해군 준장) 합참 정보작전처장은 27일 긴급 브리핑을 통해 “작전 중이던 초계함의 레이더 상에 미상 물체가 포착돼 경고사격을 하였고 레이더에 포착된 형상으로 보아 새떼로 추정된다”면서 “정확한 내용은 확인 중”이라고 설명했다. 미상 물체가 새떼로 둔갑한 순간이었다.

해군에 따르면 속초함 등 PCC는 레이더와 함교(지휘조정실)등 두 군데에 있는데 대수상레이더와 사격(화력)통제레이더가 그것이다. 대수상레이더는 대공정탐 기능은 전무하다. 사격통제레이더 역시 함포사격시 배가 흔들려도 사격목표를 자동으로 조정해주는 레이더로 ‘새떼 식별’과는 무관하다.

정충신기자 csjung@munhwa.com